[기획] 대여업계 집회시위 잦은 까닭? 일없고 체불에 못버텨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07/19 [15:46]

[기획] 대여업계 집회시위 잦은 까닭? 일없고 체불에 못버텨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07/19 [15:46]

믹서·펌프카협 수급조절 지속주문

굴착기업계, 정책차별 국토부에 분통

 

 

펌프·믹서·굴착기, 그리고 타워크레인 사업자들이 최근 엔진을 끄고 있다. 대여사업자들, 그렇잖아도 먹고살기 힘든데 왜 벌이를 포기하고 광장으로 모여들까?

 

일감은 줄고 있는 데 건기는 는다. 출혈경쟁에 덤핑이 판을 치니, 일을 해봐야 남는 게 없다. 설상가상 임대료 체불까지 기승. 없는 일감 간신히 찾아 일을 해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기다리라던 건설사는 야반도주. 원도급사에 책임지라해도 공사비 지급했다는 말뿐.

 

국토부에 근본적 대책마련을 요구해보지만 검토해보겠다는 대답뿐이다. 건기대여 사업자들의 가슴은 검게 타들어 가건만, 공무원들은 내 알바 아니란 태도. 벼랑 끝에 몰린 대여사업자들이 결국 청와대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화난 믹서트럭 대여사업자들=레미콘생산업체의 횡포와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수익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믹서트럭대여업자(이하 믹서사업자) 5천여명이 지난 6일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노예계약 등 관행 개선과 관련 법제 마련을 요구하고, 수급조절 연장 촉구 목소리를 냈다.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이하 레미콘운송연) 김진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린 그간 별 보고 출근해 달 보고 퇴근할 만큼 죽어라 일을 했지만 레미콘 생산업체와 건설사로부터 착취와 핍박을 받았다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믹서사업자들은 적정운송비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운송비가 턱 없이 낮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1회에 4~43천원 수준. 거리와 상관없다. 유류비도 포함돼 있다. 하루 최대 4회 정도 가능하니 16~18만원을 벌 수 있다. 25(실상은 20일도 어려움)로 하면 한 달 450만원 정도. 유류비와 각종 경비와 관리비(소모품 교체, 세금, 정비비 등)를 빼면 월 200만원을 밑돈다.

 

이런 실정은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분명하다. 신영철 건설경제연구소장이 믹서사업자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월 평균 운송횟수는 85.1. 운송료 4만원으로 계산하면 340만원 수준. 경비·관리비를 빼면 연 2천만원 수준(월 평균 170만원)이다. 2인 이상 50~59세 가구 월평균 소득 573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4인가구 최저생계비 월 189만원 보다 적다.

 

하지만 건설공사 표준품셈에서 믹서트럭 하루 운송료는 기름값 포함 576천원. 레미콘운송연 한 관계자는 정부 권장 품셈대로 운송료를 지급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지난해보다 인상해달라는 데 레미콘 생산업체측은 전혀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레미콘운송업계는 적정운송비를 위해 운송비 분리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레미콘가격에 운반비가 포함돼 있는 데, 관급공사부터 분리하자는 것. 2015년부터 요구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한 믹서사업자는 물가와 유지비는 느는데 수입은 한정돼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린다관급물량부터 운반비를 분리해 그대로 믹서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반비 분리지급에 레미콘생산업계는 반대한다. 영업과 운반·타설에 따른 제반 품질관리 책임과 비용을 간과한 무리한 요구라는 것. 운반비 인상도 안 된다는 입장. 건설경기 불황에 레미콘 출하량 감소를 이유로 든다. 경인지역 레미콘 출하량은 2015~2017년 연속 증가했지만 올해엔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고인데 노동법·근기법 보호 못 받아

 

 

믹서사업자들은 수급조절 연장도 요구하고 있다. 믹서트럭은 2009년 덤프와 함께 국토부 수급조절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급조절위는 공급과잉으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출혈경쟁으로 영업시장이 불안해지는 등 건설시장 불안정을 해소할 취지로 신규등록 제한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2년에 한번씩 제도 연장 심의가 이뤄지고 있고,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달 믹서트럭 수급조절 연장 심의가 이뤄진다.

 

최근 레미콘생산업계가 수급조절을 반대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전춘식 정책국장은 중소기업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 수장으로 한 레미콘생산업체 사장이 재직했는데, 당시 공약으로 믹서트럭 수급조절 폐기를 내세웠다고 우려했다.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 생존권 사수 사생결단에 나섰던 레미콘운송 종사자들. 6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절규는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건설기계신문

 

노동권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에 속하기 때문. 독자적 사무실·점포·작업장이 없고 계약사업주에 종속돼 있지만 스스로 고객을 찾거나 맞이해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적에 따라 소득(수수료, 봉사료, 수당)을 얻으며, 노동 방법시간을 본인이 결정하기 때문.

 

하지만 믹서사업자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3권과 근기법 상 보호를 받지 못한다. 4대 보험 적용이 안 되고, 노조활동도 할 수 없다. 이들은 본래 레미콘생산업체의 기사였다. 1990년대 이후 업체들이 차량을 기사에게 불하하며 사업자가 됐다. 레미콘생산업체 회사이름이 찍힌 차량을 운전하지만, 운송·임대차·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차량관리비, 안전사고 책임 등도 믹서사업자가 진다.

 

이에 믹서사업자들은 정부에 특고형태 노동권 보장을 요구해 왔다. 국회에 관련법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가입한 노조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펌프카 완전한 수급조절목소리=펌프카대여사업자(펌프카사업자)들은 완전한 수급조절(102%100%)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건설현장 이권개입 중단도 주문한다.

 

()펌프카협의회(회장 전황배, 이하 펌프카협)는 지난달 2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회원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정부·대노조 투쟁 집회를 가졌다.

 

펌프카협은 먼저 국토부에 ‘100% 수급조절을 요구했다. 현재는 등록대수 2%의 신규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매해 300여대씩 늘어날 수 있는 것. 이에 펌프카협은 신규진입을 금하는 완전한 수급조절을 주문한다.

 

전황배 회장은 대회사에서 펌프카사업자들은 과잉공급에 따른 매출 감소로 최저생계비도 충당 못해 빚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가동률 저하를 감안해 100% 수급조절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출연기관인 국토연구원의 건기 수급조절 연구에 따르면, 영업용 펌프카 증가율은 건기 전체 평균 증가율보다 높다. 20111.11%(건기 전체 1.29%), 20122.48%(1.56%), 20134.79%(1.90%), 20146.30%(1.58%), 20158.76%(2.04%), 20163.89%(2.98%)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가동일수는 2015183(가동률 50.1%), 2016180(49.3%), 2017166(45.3%)로 매해 줄고 있다.

 

 

사업자노조 무효, 소득세법 완화를

 

 

펌프카대여업계는 시장규모를 대략 31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현재 6705(지난해 말 기준) 영업용 등록 펌프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한 대당 4623만원의 매출을 낸다. 5년전 5718대일 때는 1대당 5421만원의 매출. 대수가 늘수록 수익이 주는 것.

 

폄프카사업자들은 또 고용부에는 건기대여사업자가 가입한 노조 무효화를 주문한다. 펌프카 등 1인 건기대여사업자는 직접 노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노동자와 사업자 중간 성격인 특고로 분류된다. 특고는 노조 가입이 안 되는데, 일부가 노조에 가입돼 있기 때문.

 

펌프카사업자들은 노조가 건설현장에서 영업활동을 하며 이권에 개입하고 건설사를 압박해 일감을 독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와 건설사는 노조의 이런 행위를 제재하지 않고 있다며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펌프카사업자들은 기획재정부에는 소득세법 완화도 요구했다. 법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매출 15000만원 이상인 대여업자는 중고건기(사업용 유형고정자산 처분) 매도 때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럴 경우 중고건기 판매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며 매출기준을 3억원 이상으로 하고 법 적용도 개정 소득세법이 시행된 2018년 이후 구매 차량부터 해 달라고 요구했다.

 

환경부에는 매연저감장치(DPF) 장착 의무를 철회하라고 주문했다. 전 회장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따른 노후건기 운행제한이 영세 대여업자들을 옥죄고 있고, DPF가 기계역학적으로 펌프카에 부적합해 매연이 더 많아지고 성능은 떨어진다폐차지원금을 지급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현장 불공정 개선주문 굴착기업계=굴착기대여업자(이하 굴착기사업자)들이 뿔났다. 체불방지 법제를 무시하는 건설사과 관리감독이 허술한 행정기관을 규탄하고 나선 것.

 

개별연명 건기사업자로 구성된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 양평지회(이하 양평지회) 회원 700여명은 지난 1일 양평군청 앞에서 임대료 체불근절과 편법계약 철폐 등 12개항의 요구조건을 내세우며 집회를 가졌다.

 

양평지회는 건설사가 임대차표준계약서 작성을 기피하고 이면계약을 강요할 뿐 아니라 임대료 지급보증도 하지 않아 굴착기사업자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차인규 회장은 의무적으로 작성(계약서)하고 발급(지급보증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은 이를 모두 외면하고 있다체불을 책임 지지 않으려고 불법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굴착기 임대료 체불은 심각한 수준. 서울시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는 4년여간 1528건의 민원을 접수, 210억원의 체불을 해결했다. 대한건기협 임대료 체납신고센터도 최근 6년간 2473445억원 체불신고를 받았다. 민간 건설경제연구소(소장 신영철)는 최근 3년간 굴착기 체불이 17382억원(덤프 포함)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다.

 

양평지회 관계자는 “‘불공정 하도급구조선 작업, 후 결제체계가 문제라며 발주처-원도급-하도급 과정에서 각 주체들이 제몫을 키우려다보니 건기임대료는 체불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를 예방하려고 계약서 작성과 지급보증을 의무화했지만 건설사들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굴착기사업자들의 수익도 크게 줄었다. 1대로 월 300만원 벌이가 힘들다. 월매출(업계평균) 600만원에서 주유비(통상 임대료의 30%) 180만원, 소모품비 50만원, 세금 20만원, 보험료 15만원, 관리비 10만원을 빼면 300만원 정도. 구매 대출 금융비를 빼면 손에 쥐는 건 100~200여 만원.

 

굴착기대여업은 지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그런데도 정부 지원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화물차나 택시업계가 지원받는 유류비도 굴착기는 예외. 과잉공급이 가장 극심한 데도 굴착기만 수급조절에서 빠졌다. 화물차에 있는 업종변경이나 폐차 지원금도 굴착기에는 없다.

 

 

개별연명사업들, 장기·대규모 집회예고

 

 

양평지회는 건설현장에서 임대료 체불이 다수 발생해도 미온적인 대응과 정책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군청을 규탄했다. 차 회장은 건설사들이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데 이를 눈감아 주는 행정관청이 문제라며 법을 지키려는 엄한 행정이 있어야 임대료 체불이 사라질 것고 주장했다.

 

이에 정동균 양평군수는 지난달 24일 연합회 간부들과 2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하며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양평지회는 이날 집회를 갖고 군의 적극적인 해결을 압박했다. 결국 양측은 12개 요구항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이뤘다.

 

양평지회의 상위단체인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회장 이주성, 이하 건사협)은 머잖아 국토부 앞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어 9월에는 국회나 청와대 앞에서 3만여 회원 전체가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도 계획 중이다. 개별연명 사업자들의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것.

 

이주성 건사협 회장은 일감이 줄고 임대료는 떨어지는데 체불까지 기승을 부려 개별연명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수차례 업계의 애로사항을 얘기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 국토부의 태도를 바로 잡으려고 장기·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사협은 집회를 통해 건기 A/S기간 확대(자동차와 동일) 적정임대료 심사제 도입(타워크레인 적정대여심사제를 타 기종으로 확대) 건기법 법인설립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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