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백색국가 제외 日조치 전화위복의 계기, 극일 이뤄야"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8/09 [13:39]

문대통령 "백색국가 제외 日조치 전화위복의 계기, 극일 이뤄야"

정현숙 | 입력 : 2019/08/09 [13:39]

문 대통령 "반드시 전화위복"..국산화 힘 싣기 시동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에스비비(SBB)테크를 찾아 생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반도체와 로봇 등 정밀제어에 필요한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정밀 설계와 가공 기술을 적용해 높은 회전 정밀도와 저진동, 저소음을 구현하는 감속기)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김포/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의 부당성은 반드시 따져야 될 문제지만, 이와 별개로 국민들과 기업은 이번에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우리 경제와 산업을 더 키워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일본이 경제보복 일환으로 화이트리스트 시행령을 공포하자마자, 문 대통령은 한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일본에 의존하던 로봇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한 강소기업이었는데, 정부는 부품 소재 산업의 국산화, 탈일본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7일 김포시 월곶에 위치한 로봇용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강소기업 주식회사 SBB테크를 방문해 임진왜란 때 일본이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 도공들이라면서 기술력 강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임직원 30여 명과 간담회를 가지고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의 산업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만들자고 격려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기술력은 있지만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았던 국내 중소기업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기술력이 한 나라를 먹여 살린다. 우리에게는 SBB테크처럼 순수 국내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강소기업이 많이 있다”며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해 우리 국민과 정부,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부품·소재 기업, 특히 강소기업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독일이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이렇게 이끌어 갈 수 있었던 것도 유럽 전역의 기술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를 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가장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 그리고 도공들이었다"며 "우리가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술력이다. 개발도상국 시절에 선진국 제품들의 조립에만 매몰되지 않고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키워내면서 신생 독립국 가운데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BB테크는 국내 최초로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를 개발 2017년 산업포장을 수상한 강소기업으로 로봇 관절에 필요한 로봇용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로봇용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곳이다. 이른바 극일 첨병업체인 셈이다. 핵심 부품이 베어링인데, 이 베어링은 일본의 전략물자로, 백색국가 제외조치에 따라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이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실제 이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국내에서 판매처를 확보를 하지 못해서 고전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로 우리 제품으로 대체하려는 그런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일본의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기업들에게 당장 어려움이 되고 있지만 길게 보고 우리의 산업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나갔으면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간담회에서 SBB테크 류재완 대표는 “일본 수출규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냐”는 문 대통령의 물음에 “완벽하게 국산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왔다)”라고 답했다. 류 대표는 “초기에는 제품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서 힘들었다”면서도 “로봇 대기업에 납품해야 하는데 지금 저희 샘플이 들어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말에는 납품 수량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재완 대표는 “사람의 부족, 자금의 부족 그리고 소재 부분의 부족을 종업원들의 헌신적 노력과 함께 10년의 시간을 거쳐 극복해 지난 50년간 일본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제품을 만들었다”면서 “일본과의 지난한 싸움의 끝에서 일본 제품을 능가하는 제품을 만들 것”이라는 자신감과 포부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김포 SBB테크를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대기업 등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이 국산 부품 소재 구입과 공동개발, 또 원천기술 도입 등 상생의 노력을 해주실 때 우리 기술력도 성장하고 기업들이 커질 수 있다”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열심히 기술을 개발해서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도 수요처인 대기업 쪽에 납품되고 공급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상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R&D(연구개발) 지출을 따지면 세계 1위다. 이제 국가 R&D 과제를 좀 더 중소기업 쪽으로 더 많이 배분되도록 해달라”는 지시와 함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품질의 공적 인증 절차까지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방문은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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