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가보조 건기 차별, 화물 등과 달리 공공재 아니라고?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08/16 [13:01]

[기획] 유가보조 건기 차별, 화물 등과 달리 공공재 아니라고?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08/16 [13:01]

유류비 표준품셈 포함논리장난

물류·교통 차량도 사실상 이중지급

재원없다업계 반박에 둘러대기


 

2001년 유종(휘발유와 경유 그리고 LPG))간 가격격차 해소를 위한 에너지 세제개편에 따라 경유 값이 휘발유 대비 85%까지 오르면서(기존 50%) 화물·택시·버스 업계 부담을 줄이려고 시작된 유가보조(인상액 100%) 정책. 하지만 건기만 지금까지 차별받고 있다. 국토부는 대여료에 유류비가 포함돼 있다”, “재원이 없다등 궁색한 논리를 동원한다. 그 내막을 파헤쳐본다.


건기만 없는 유가보조=건기대여업계가 가장 차별받는 정책으로 꼽는 건 당연히 유가보조. 유사업종인 화물·택시·버스와 달리 건기만 유가보조를 못 받고 있어서다.


현재 유가보조금은 리터당 308. 시행 첫해 50.8원에서 꾸준히 올랐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차 42만여대가 연 16천억원의 유가를 지원 받고 있다. 택시와 버스는 합쳐서 연 9천여억원.


화물의 경우 중량에 따라 유가보조 한도가 다르다. 1톤화물은 월 683리터를 초과할 수 없고, 12톤초과 화물은 4308리터까지. 경유 시세에 따라 지원액이 달라지지만, 대략 1톤차는 월 25만원 12톤 초과차량은 월 150여만원의 지원을 받는다. 택시·버스는 무제한 지원한다.


하지만 건기는 지금까지 지원을 못 받았다. 업계가 꾸준히 요구했지만 무산됐다. 실제 2003년 교통개발연구원이 주최한 건설기계(택시)업 제도개선방안토론회(건기협, 경영인연 참여)에서 업계는 비슷한 일을 하면서 건기만 유가지원을 못 받아 취지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건교부(현 국토부)는 건기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할 뿐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1종 대형면허로 운전하는 건기 조종 경력을 개인택시 면허취득 운전경력으로 인정하는 지원책을 내놨다.


다음해와 2005년에는 민주노총 산하 덤프연대가 대규모 장기 집회로 건기 유가보조를 촉구했다. 정부는 대여료에 유가인상분을 포함해 건설사가 지급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법 개정으로 명문화했다. 공공공사에 한해 경유값 인상분을 공사금액에 반영토록 일부 유가보조를 추진한 것. 이에 건기대여업계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무시한 처방이라며 경유값 인상분이 건설사주 배만 채우고 대여업자에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2년 대·총선 때에도 업계는 꾸준히 건기 유가보조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외면했고,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돼 왔다.


최근 건기대여업계가 건기 유가보조 정책에 힘을 모으고 있다. 영세업자에 지원을 늘리는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걸어보려는 것.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회장 이주성, 이하 건사협)가 최근 건기대여사업의 재정지원을 위한 건기관리법 개정을 건의했다.


핵심은 유가보조. 유가보조를 받는 화물(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 택시·버스(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와 차별하지 말라는 것. 건사협은 곧 국회에서 입법 발의가 이뤄질 것이라 설명했다.


 

화물·택시·버스도 이중지원하며 거짓말


 

건기 유가보조 차별 정부논리=건기대여업계가 오랜 세월 건기 유가보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그간 이런 태도를 취해오면서 밝힌 이유는 세 가지.


첫째는 건기임대료에 유류비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는 유류비를 건설사로부터 지원받고 있어 이중지급이라는 논리다. 2008년 국토부는 궤도건기(궤도 굴착기, 기중기, 천공기 등) 유류는 건설사가 직접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아울러 자주식(타이어굴착기, 덤프, 믹서, 펌프카 등) 건기의 경우에도 유류비가 표준품셈에 계산돼 있어 임대료에 포함돼 있기에 따로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20136월 이낙연 의원(현 국무총리)이 건기 유가보조를 핵심으로 하는 건기관리법 개정안을 입법발의 할 때도, 국토부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에서 경유세율 인상에 따른 추가 소요 유류대금은 임대료 계약금액에 포함하고 있고 또 건설공사 원가(표준품셈)에 유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부의 또 다른 논리는 건기가 공공재가 아니어서 유류지원이 어렵다는 것이다. 유가보조금은 물가안정 및 물류비용 절감 등과 같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항이거나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에만 지원한다는 논리. 화물·택시·버스는 공공재인데, 건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


마지막으로 건기 유가보조를 위해 8천억여원의 예산이(2013년 국회국토해양위 입법조사) 필요한데 주행세율 인상(8%)이나 별도재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특정 산업의 보조금 지원을 위해 세금인상 등을 추진할 경우 국민적 조세 저항이 우려된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차별정책 덮기 터무니없는 주장 늘어놔


 

정부 논리에 건기대여업계의 반박=건기대여업계는 정부의 건기 유가보조 제외 논리에 차별정책을 덮기 위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하나하나 반론을 제기한다.


먼저 임대료에 유가가 포함돼 있다는 주장은 맞지만 건기대여업계는 대여료를 건설공사 원가(표준품셈) 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건설공사 원가(표준품셈)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회계예규 원가계산에 의한 예정가격작성준칙에 근거해 산출되는데, 표준품셈 건기 경비(시간당)에는 재료비(경유와 잡유노무비(노임경비(기계손료+4대보험)가 포함돼 있다.


표준품셈은 한국기술연구원이 산출, 국토부가 고시한다. 1월 고시된 06자주식굴삭기의 경우, 재료비 15390(14778), 노무비 38972(28259), 경비 23055(23631)원을 합해 77417(7215)이 나온다. 8시간 기준619336. 이 공사원가(표준품셈)는 순수 경비일뿐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빠져 있다.


그런데 현재 거래되는 건기임대료는 순경비인 표준품셈보다도 적다. 대여사업자는 정부 고시에 따르더라도 밑지는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국가계약법이나 예정가격준칙의 공사 예정가격에는 재료비·노무비·경비 외에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포함돼 있다. 발주자는 이 예정가격을 기준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다. ‘건설적산 실무편람의 원가계산에 의한 예정가격작성준칙에도 가격을 일반관리비와 이윤, 그리고 공사손해 보험료까지 추가해 산정하고 있다.


표준품셈에 근거한 건기경비와 국가계약법(일반관리비와 이윤 포함)’에 따른 가격 그리고 2017년 국토부 연구용역을 맡은 국토연구원(국책기관)이 조사한 실질임대료 자료를 비교해보면, 15톤덤프의 경우 표준품셈은 645985, 국가계약법상 가격은 723500, 실거래가는 45만원이었다. 콘크리트믹서트럭 6은 표준품셈 643328, 국가계약법상 72527, 실유통가 388000펌프카 32m는 품셈 989728, 국가계약 1108495, 실유통 92만원이었다.


이처럼 건설공사 원가에 반영돼 있다는 유류비는 건기대여업자에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김진회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장은 믹서트럭 임대단가는 건설공가 원가(표준품셈)인 건기 경비의 절반에 불과하다매년 임대료가 오르는 게 아니라 떨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더욱이 택시·버스 등도 원가에 유류비가 포함돼 있는 데 유가보조를 하고 있다. 건기 유가보조는 이중지급이라는 정부 논리는 사실상 틀린 얘기다. 택시의 경우 운송원가를 따지는데, 여기에 보험료를 비롯한 유류비·경비 등이 포함돼 있는데 추가로 유가보조를 하고 있다. 버스도 마찬가지. 표준운송원가에 유류비가 계산돼 있는데, 유가보조를 추가했다.


건기 유가보조를 위해 세수를 확충해야 한다는 정부 논리도 건기대여업계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화물·택시·버스 유가보조를 보면, 구매 유가에 포함된 세액 인상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유가에 포함된 세액은 교육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자동차세다.


따라서 건기 유가보조도 대여업자가 유류를 구입할 때 내는 세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급하면 되는 것이다. 이 세금을 다른 데 사용하면서 추가로 세수 확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장인섭 건사협 정책본부장은 이미 유류 구입을 통해 건기대여업자들이 세액을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보조에 따른 세수 확충이 필요치 않다건기 유가보조를 반대하기 위한 정부 한쪽의 시선이자 논리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건기의 공공성을 폄훼하는 정부의 평가에도 건기대여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건설산업은 도로와 철도 그리고 주택 등 국가산업 인프라 조성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 건설관련 공기관과 공기업들이 많은 이유도 같은 맥락. 건기대여업은 이 건설산업의 기계시공을 담당하는 축. 건기시공은 점점 늘고 있다. 건설 기계화와 경쟁력향상에 건기가 있는 것. 건기는 2000259천대에서 올해 650만대로 2배 늘었다.


더욱이 건기는 각종 국가 재난재해 복구와 구호 최전선에 있다. 홍수·산사태·산불·폭설 등 재해현장에서 건기 활약은 필수. 이주성 건산협 회장은 화물·택시는 대중교통, 화물은 물류 공공성을 인정받는 것이라면, 건기는 건설시공·재난구호복구 공공성이 인정돼야 한다정부가 건기 유가보조를 빼려고 공공성을 폄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기에만 없는 사업법 구상해야 할 때


 

건기대여 사업법 절실=건기 유가보조와 함께 건기사업법 제정 필요성도 대두된다. 등록, 안전, 점검, 정비, 검사 등을 담은 관리법규만 있을 뿐, 건기관련 사업을 규정하고 진흥할 법제가 없기 때문. 경영합리화 및 재정지원, 보조금 지급 등을 담을 새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물·택시·버스는 사업법을 갖고 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화물사업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사업법)’이 그 것. 그밖에 항공운송사업진흥법, 항만운송사업법(해양수산부 소관) 등도 있다.


화물사업법은 자동차관리법에서 분리된 것이다. 건기관리법처럼 자동차관리법이 화물차 등록, 안전기준, 점검, 정비, 검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1071조로 된 화물사업법(97년 제정)은 사업 종류와 허가(취소), 사업자의 책임과 준수사항, 운송 운임과 약관, 보험, 경영합리화, 재정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내용이 뼈대를 이룬다. 화물사업을 보호·발전시키는 목적(취지)을 가지고 있다.


여객사업법도 유사하다. 화물과 마찬가지로 자동차관리법이 등록과 검사 등을 담당하고 사업법이 업계의 진흥을 관할한다. 여객사업법 역사는 꽤 길다. 61년에 자동차운수사업법이 제정됐고, 9712월 전면개정 돼 지금의 여객사업법이 됐다. 사업종류 구분부터 운임과 운임약관, 사업자의 준수사항, 유가보조, 포상금 기준 등 구체적이며 포괄적인 사업 규정을 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화물업계의 안전운임제도 화물사업법에 담겨 있다. 운송업체간 과당경쟁이나 화주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인한 저단가 문제를 해소하려고 도입했다. 안전운임위가 가동되고 4명의 공익위원과 이해관계자인 화주·운수사업자·화물차주 위원 각 3명씩 총 13명이 위촉된다. 안전운임제는 위반시 과태료 처분 등 처벌이 따르는 안전운임과 화물 운송시장에서 운임 산정에 참고할 수 있는 안전운송원가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제도도입 시장 혼란을 고려해 안전운임은 컨테이너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20202022)로 시행하고 안전운송원가는 철강재와 일반형 화물자동차 운송 품목에 우선 도입해 전체 화물운송시장으로 확대해 나간다.


업계 내 공론화가 이뤄진 건 아니지만 건기사업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여료 현실화 기반을 꾀하고 건기대여사업 진흥책 등을 담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자 지원·보조를 늘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여객과 화물운송의 경우 공영차고지와 휴게소 확충 등의 지원을 받듯이, 공영주기장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낡은 차량 대차, 경영합리화 등에도 정부보조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건기대여료 체불 해결 근거 마련, 불공정계약 예방, 자가용 건기 운행 금지 및 신고 규정 마련, 건기 조종사 양성 및 교육, 건기조종사 노무비 채권우선 보장, 건기사업 분쟁위 설치 등을 건기사업법에 담아야 할 내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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