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日산 중고 전동지게차 수입 '그림자', 무인증·관리감독허술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10/04 [14:20]

[기획] 日산 중고 전동지게차 수입 '그림자', 무인증·관리감독허술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10/04 [14:20]

법규 모호대부분 무등록 작업

 산재최다 건기 관리 사각우려

 ·유럽 등 선진국은 촘촘 규제

 

 

일본 전동지게차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국내 전동지게차 시장의 70% 이상을 잠식했다. 특이한 것은 수입 일본 전동지게차 중 중고가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 그런데 이들의 등록 규제·기준이 모호한 데다 관리감독이나 단속이 허술해 말썽. 인증 없이 작업에 투입되다 보니 현장 안전과 미세먼지 관리 등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본지가 그 실태를 파헤쳤다.

 

 

일본 중고 전동지게차 수입 통계=국내 전동지게차시장을 일본 전동지게차가 잠식하고 있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회장 손동연, 이하 건산협)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1200대 수입됐고, 2017년에는 13600대가 들어왔다. 3년간 33%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 전동지게차의 국내 전동지게차 시장 점유율도 크게 늘었다. 200139%였는데 이듬해 58%로 과반을 넘었고, 2016년에는 72%를 잠식했다. 건산협은 2022년에는 일본 전동지게차의 점유율이 8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입 일본 전동지게차 중 중고 전동지게차가 압도적으로 많다. 2014년 전체 수입대수 가운데 5370(한국무역협회 통계, 비중 52.6%)가 중고였으며, 2015년에는 163(86.7%), 2016년에는 11442(92.2%), 2017년에는 9650(70.9%)였다.

 

일본(대수 9286, 비중 93.0%) 외 중고 전동지게차 수입 국가는 7개국(2018년 기준)으로 미국(400, 4.0%) 중국(193, 1.9%) 독일(56, 0.5%) 태국(21, 0.2%) 싱가포르(9) 스웨덴(6) 캐나다(5) 말레이시아(1) 순이었다.

 

신제품 전동지게차 수입은 중국이 앞선다. 2018년 신제품 수입 대수를 살펴보면, 7226대 가운데 중국이 5027대로 69.5%를 자지했다. 일본은 983대에 그쳤다.

 

국내에서 팔리는 국산 지게차 중 전동지게차 판매비중도 늘고 있었다. 201440.4%에서 201841.0%로 늘었다. 같은 기간 디젤식은 58.7%에서 58.2%로 줄었다. 국산 전동지게차 판매 규모는 6천여대 수준.

 

전동지게차의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골드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4년 사이 전 세계 전동지게차의 연평균 성장률은 7.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에 따라 전동지게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중고 전동지게차=이렇게 전동지게차가 늘고 특히 일본산 중고 전동지게차가 급속하게 유입되고 있는데, 문제는 이들이 안전 규제를 제대로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애매한 법적 기준과 불법·무등록에 대한 행정당국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서 그렇다.

 

전동지게차는 건기 등록대상인 것과 아닌 것으로 구분된다. 전동지게차 가운데 조종석이 있고, 공기압식 타이어를 장착해 도로를 다니면 건기 등록대상이다. 조종석이 있지만 솔리드 타이어(통고무 형식)를 장착했다면 건기 등록대상이 아니다. 또 도로를 다니지 않으면 역시 제외된다. 건기관리법 시행령 제2조 별표1에 그리 정의하고 있다.

 

▲     © 건설기계신문



더 큰 문제는 건기 등록 기준조차 모호하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건기 등록을 피하기 위해 타이어를 공기압식이 아닌 솔리드식으로 바꿔 단다고 한다. 강성조 전국지게차연합회장은 전동지게차의 건기 등록 기준은 국토부가 자의적으로 정해놓고 있을 뿐이라며 타이어만 바꾸면 건기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준이 말이 되느냐고 설명했다.

 

 

전동지게차 연7% 성장, 안전인증 허술

 

 

또한 건기등록 요건 중 도로용이라는 점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 대다수 전동지게차는 물류현장이나 창고 그리고 건설현장 등 도로가 아닌 곳에서 사용되고 있어서 그렇다. 국내 완성건기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전동지게차 대부분이 도로가 아닌 지정된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도로용 여부로 건기등록 기준을 정한 건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게 건기 등록이 제외된다는 것은 수입 중고 전동지게차들이 아무런 안전인증 없이 전국 작업 현장(건설을 포함)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되는 모든 중고 건기는 건기법에 의해 신규등록검사를 통한 안전인증을 받도록 한 법규정(건기법)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이처럼 건기 등록이 제외되는 전동지게차(솔리드타이어이고 비도로용)는 아무런 안전관리를 받지 않는다. ,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별표7에서 전동지게차를 인증대상으로 분류하지만 의무가 아닌 임의조항이기에 따르지 않아도 그만이다.

 

더 심각한 것은 수입 중고 전동지게차 중 건기등록 대상이라 하더라도 등록을 하지 않고 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건기로 등록된 수입 중고 전동지게차는 2천여대에 불과한 게 이를 증명한다. 매해 1만대 이상의 중고 전동지게차가 수입되는데, 건기등록 대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처럼 건기 등록 대상이면서도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는 단속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무등록 상태여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건기 등록 규정이 있어도 단속하지 않으면 규제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

 

지게차연합회는 최근 서울의 한 기초자치단체에 무등록 지게차 단속을 주문했다가 인력이 없다며 거절당했다. 인력보충과 합동단속(연합회 협력)을 재요구했지만 제보만 하라, 알아서 하겠다는 답을 들어야 했다. 거듭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국토부·노동부 등에도 단속 강화를 요구했지만 살펴보겠다는 답 뿐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무등록 전동지게차와 건기등록 대상이 아닌 전동지게차가 배기가스와 소음·진동 규제를 따르지 않는 것도 문제다. 미세먼지를 줄여 나가겠다는 정부의 정책과 배반된다.

 

이런 허술한 국내 상황과 달리 해외 선진국은 전동지게차 관리를 빈틈없이 하고 있다. 미국은 직업안전·보건국’(OSHA, 29 CFE 1910.178)에서 모든 전동지게차를 형식승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FEM’(Fédération Européenne de la Manutention, 4.004)에서, 영국은 보건안전청’(HSE, L117)에서 전동지게차를 형식승인 대상으로 관리한다.

 

지게차는 산재 사망사고에서 가장 높은 기인물(재해를 일으키는 기계)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전체 753건의 사망사고 중 37건이 지게차로 발생했다. 2015년에는 768건 중 31, 2016년에는 826건 중 40, 2017년에는 816건 중 38건으로 매해 4% 이상의 산재사고 기인물 비중을 차지한다. 이 중 전동식 지게차의 비중이 늘고 있어 이들에 의한 사망사고도 계속 느는 중이다.

 

 

등록 vs. 무등록, 맘대로 틈새 비집어

 

 

건기 등록과 안전인증 절차·근거=건기 등록은 관리감독으로 안전을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등록부터 폐기까지 이른바 건기 생애주기별로 여러 신고와 인증이 이뤄진다.

 

먼저 건기 제작사·수입사로 허가받으려면 국토부에 신청해야 한다. 시설(13개 기준)과 기술인력(2개 기준)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제작되거나 수입된 건기는 형식승인(또는 형식신고)을 받아야 한다.

 

형식승인은 타이어식 굴착기 등 9(교통안전공단서에 신청)이고, 형식신고는 궤도 굴착기 등 22(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신청)에 해당한다. 건기 등록을 해야 하는 전동지게차는 형식신고 대상이다.

 

형식 승인·신고를 마치면 판매가 가능하다. 다만, 수입 판매의 경우 형식 승인·신고한 첫 업자가 아닌 다른 업자가 수입 판매할 경우에는 동일형식 승인·신고를 해야 한다.

 

이후 신규등록검사가 이뤄진다. 신차는 선택사항이다. 중고는 무조건 신규등록검사를 받아야 한다. 등록을 마치고 나면 각 기종별로 주기가 다른 정기검사가 이뤄지며 구조변경검사와 수시검사도 법에 따라 진행된다.

 

판매된 건기는 1년간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제작결함이 의심되면 제작동일성 검사와 제작결함 조사 등을 통해 리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건기를 더 이상 소유하지 않게 되면 말소나 폐기신고를 통해 건기 생애를 마무리 한다.

 

안전인증은 건기법 시행규칙을 비롯해 건기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건기 안전기준 시행 세칙’, ‘건기 원동기 인증 및 검사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규정등에서 꼼꼼하게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일본 중고 전동지게차가 많이 수입되는 이유=최근 일본 중고 전동지게차가 많이 수입되는 이유는 일본정부의 전동지게차 구매지원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998년부터 에너지사용 합리화사업자 지원사업, 환경성은 2013년부터 물류거점의 저탄소화 촉진사업을 통해 전동지게차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본 내 전동지게차 구매가 늘고, 대차로 남겨진 중고 전동지게차가 상대적으로 장벽이 낮은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

 

국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인도에서도 중고 전동지게차 규제정책이 한국보다 꼼꼼하다는 점이다. 건산협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는 연식제한을 둬 10년 이상 된 일본 전동지게차의 수입을 막고 있으며, 높은 관세를 부여해 자국 전동지게차 시장을 보호 하고 있다하지만 한국엔 아무런 제약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의 일본산 전동지게차 비중은 5%1%에 불과하다.

 

일본산을 포함해 최근 중고 전동지게차가 늘고 있는 건 각종 사업 관리·유지비용을 줄일 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동지게차는 건기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고 등록대상이라도 안하면(관리허술) 그만. 각종 세금(부가·소득세)과 보험료(수백만원) 등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게차연합회 한 관계자는 엔진식 지게차에서 전동지게차로 이동한 대여업자들이 많은데, 상당수가 등록하지 않고 대여사업을 하고 있고,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이들도 전동지게차를 이용해 무등록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입 중고 전동지게차가 늘자 국내 건기제조업계는 시장붕괴를 염려하고 있다. 국내 한 완성건기업체 관계자는 수입관세로 일본과 중국 전동지게차에 경쟁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런 문턱이 사라진다면 무분별한 일본·중국산 유입으로 국내 전동지게차 제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조·대여업 피해커 대책마련한목소리

 

 

건기업계, 전동지게차 규제·관리 개선 요구=이처럼 중고 전동지게차의 관리감독 허술과 등록규제 미비가 건설을 포함한 작업현장과 조종사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지게차 산업(제조·대여·정비)의 피해를 주고 있어, 관련 업계가 정부와 관리(규제) 및 단속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건기제조업계는 전동지게차를 산안법 상 안전인증대상으로 포함시켜 고용노동부 소관으로 관리토록 하거나, 또는 국토부 건기법에 의한 건기 등록 대상으로 두도록 하자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건기제조업계는 최근 몇 차례 국토부와 면담에서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지만, 국토부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전언에 따르면, 국토부는 업계 요구에 따른 개선의 실효성(등록제로 바꿔도 응하지 않으면 행정력 동원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부담)과 물류업계 반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건기대여업계는 전동지게차에 대한 단속 강화를 주문한다. 아울러 인력 부족에 따른 단속의 어려움을 표시하는 국토부에 민간(지게차연합회 등 단체) 자원 활용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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