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기획 - 한국 건기대여사업자에게 묻다

“90% 이상 체불피해, 수급조절·무상수리확대 시급”

유영훈 | 기사입력 2020/01/14 [11:29]

신년특집 기획 - 한국 건기대여사업자에게 묻다

“90% 이상 체불피해, 수급조절·무상수리확대 시급”

유영훈 | 입력 : 2020/01/14 [11:29]

본지, 건사협 회원 186명 대상 설문

사업환경 악화 매출 축소에 큰 고통

 

 

20년 이상 경력의 1인 사업자가 주축인 건기대여업계. 90% 이상이 체불 피해를 경험했고 이 중 과반이 매년 50여만원 이상의 체불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정책은 굴착기 수급조절체불 근절’. 제조업계에 바라는 바는 무산수리 연장을 포함한 고객 서비스 강화’. 현재의 서비스엔 불만족하고 있어서 그렇다. 본지가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이하 건사협) 회원 186명을 스마트폰 설문조사 한 결과다.

 

 

건기대여업 갈수록 팍팍하다=건기대여업자 과반이 사업환경 악화로 고통받고 있다. ‘사업환경 평가질문에 51.5%가 과거보다 못하다고 했다. 이중 36.6%(68)과거가 많이 좋았다’, 14.5%(27)과거가 조금 좋았다고 했다.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 19.4%(36), ‘지금이 더 좋다’ 29.6%(‘지금이 조금 좋다’ 19.9%, ‘지금이 많이 좋다’ 9.7%(18))가 뒤를 이었다.

 

매출을 따져봐도, ‘과거보다 줄었다는 답이 55.5%나 됐다. ‘변화가 없다’(29.7%), ‘과거보다 늘었다’(14.8%)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장진용 창원지회장은 건설공사는 줄고 노는 건기는 넘쳐 난다경쟁이 심화된 사업환경, 거기에 줄어든 일감은 점점 우리의 목을 옭아매고 있다고 말했다.

 


건기임대료 체불 피해도 컸다. 10명 가운데 9명이 피해자였다. ‘체불 경험질문에 61.1%(113)‘3회 이상’, 14.6%(27)2, 13.5%(25)1회 경험자. ‘체불 경험이 없다10.8%(20)였다. 최근 제도보완으로 체불이 많이 줄은 걸 감안하면 외환위기 등 특정시기 큰 피해를 겪은 것으로 판단된다.

 

체불액은 ‘1천만원 이상52.2%(97)로 과반을 차지했다. 20년 경력의 건기대여업자가 1천만원의 체불 피해를 입었다고 가상해 계산해 보면, 매년 50만원의 체불 피해를 입은 셈. ‘5백만원 이상(천만원 미만)’19.4%(36), ‘백만원 이상(5백만원 미만)’14.5%(27), ‘1백만원 미만2.7%(5)였다.

 

최태훈 전남도회장은 날 일로 먹고 사는 영세 자영업자인데 임대료를 떼이면 어떻게 살 수 있겠냐체불 건설사들이 더 이상 발을 못 붙이도록 강력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건기대여사업자들이 바라는 가장 큰 정책은 굴착기 수급조절’(38.9%, 72)이었다. 현재 덤프, 믹서, 펌프카 3개 기종이 수급조절제를 시행중이다. 공급 과잉 정도가 27개 기종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받는 굴착기는 정부 심사에서 매번 탈락하고 있다. ‘임대료 체불 방지법 확대 및 강화’(24.9%, 46), ‘적정임대료제’(14.1%, 26), ‘유가보조’(14.1%, 26), ‘사업자법 제정’(5.9%, 11), ‘주기장관련법 개선’(2.2%, 4)가 뒤를 이었다.

 


장인섭 건설기계기술사는 건기대여업자들은 건설산업 생산체계에서 최하위에 있는데, 공급초과로 대여료마저 낮게 형성돼 있다적정(안전)임대료 고시제를 도입해 건기대여시장을 9조원 수준(현재 8조원대)으로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건기는 공익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유사업계인 여객(버스·택시)과 화물업계가 받는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가보조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제조사 서비스불만 42%, 현대 최저

 

 

건기 제조·판매사에 바란다=건기대여업자들이 건기 제조·판매사(이하 건기제조업체)에 가장 바라는 것은 서비스 강화’(73.1%)였다. ‘무상수리 연장’(45.1%, 84)이 조금 무상수리 외 서비스 강화’(28%, 52)보다 앞섰다. 건기 무상수리는 지난해 ()건사협의 핵심사업으로 꼽혀, 의원발의를 통한 관련법 개정이 상임위에서 논의 중이다. ‘판매가격 동결’(16.7%, 31), ‘기술향상’(10.2%, 19)이 뒤를 이었다.

 

건기대여업자 10명중 4명은 건기제조업체 서비스에 불만’(41.9%)을 표시했다. ‘맘에 안 든다’(28.5%), ‘조금 맘에 안 든다’(13.4%)고 답한 것. ‘중간’(그저 그렇다)35.5%였고, 만족한다는 답은 22.6%였다.(‘조금 맘에 든다’ 10.2%, ‘맘에 든다’ 12.4%)

 

교차분석으로 브랜드별 서비스 질을 평가(5점 만점)한 결과, 두산이 2.71, 볼보가 2.68, 현대가 2.64점을 차지했다. 모두 중간’(3)을 넘어서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보유 건기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는 현대(42%), 두산(34%), 볼보(21%), 해외·수입브랜드(2.7%)였다. 하지만 다시 사고 싶은 건기 브랜드에선 순위가 달라졌다. 두산(33%)1위였고, 볼보(20%)2, 현대(19.5%)3위였다. 해외·수입 브랜드도 12.4%로 크게 상승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1%.

 

강현진 건사협 경남회장은 건기 소비자들에게 건기제조사들의 서비스 확대·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소비자를 대하는 건기제조사들의 태도가 그들의 사업 성공과 실패로 연결돼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토로했다.

 

심각하게 느끼는 갈등=건기대여업계는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정부의 무관심’(32.8%, 60)을 꼽았다. 이주성 ()건사협 회장은 지난해 915천여 건기대여업자들이 국회 앞에 모여 업계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차별을 규탄하기 위해 집회를 가졌다업계의 목소리를 정부가 귀담아 듣고 발전을 위한 발걸음을 함께 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건기대여업계가 두 번째로 꼽은 갈등은 노조와의 갈등’(26.8%, 49). 건기관련 양대 노조의 일감뺏기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 이어 건설사와 갈등’(25.7%, 47), ‘지역사업자간 마찰’(14.8%, 27)을 꼽았다.

 

 

정부 무관심, 노조·건설사 갈등 심각

 

 

스마트건기를 보는 눈=건기대여업자들은 스마트와 친환경 등 미래형 건기에 대한 관심을 묻는 질문에 65.8%(121)관심있다고 답했다. ‘관심없다는 응답은 23.9%(44). ‘잘 모르겠다10.3%(19)였다.

 


현재 건기업계는 전기와 수소를 동력으로 해 대체연료를 늘리고 배기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건기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화(무인)와 원격조종·관리가 가능해져 점차 건설현장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건기정비업계 메시지=‘무상수리기간 만료 후 정비는 어디서 받겠냐는 질문에 55.7%(103)일반정비업체(제조사 서비스센터 외)’를 꼽았다. 과반이 일반 건기정비시장 유입을 희망한 것. ‘건기제조사 서비스센터에서 받겠다는 사업자는 41.1%(76). 3.2%(6)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건기정비업계는 매해 시장규모가 축소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체조사에 따르면, 200916천여억원에서, 201415천억원으로, 201513천억원대로 줄었다. 지난해 1조원시장이 붕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비업계 일감감소 원인 중 하나는 건기제조사들의 건기정비시장 점유 확대(또 하나는 짧아진 건기 사용연한).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기제조사들이 직접 부품판매사업을 하고 있어 부품판매마진은 거의 사라졌고, 또 신기술 등으로 기술부족에 따른 건기정비도 어려워져 이를 건기제조사들이 대체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했다.

 

설문조사 대상과 방법=설문조사는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다. 650여명의 ()건사협(회장 이주성) ·현직 임원(광역·기초 자치단체 조직 포함) 90여명이 응답했다. ()건사협 모바일 밴드에서 회원 110여명이 답했다. 응답자 2백여명 중 유의미한 샘플은 186. 건사협 회원 대부분이 굴착기대여업자인 만큼, 질문은 굴착기 중심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를 분석해 보면, 50대가 과반(52.2%, 97)이었다. 40대로 29.6%(55), 60대도 15.1%(28), 30대가 2.2%(4), 30대 이하가 1.1%(2)였다. 건기대여업계의 고령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건기대여업자들의 경력은 ‘20년 이상이 압도적(80.5%, 149)이었다. ‘10년 이상 20년 미만13%(24 ), ‘5년 이상 10년 미만5.4%(10), ‘5년 미만1.0%(2)였다. 조종 기술이 노련한 대여업자들이 거의 대부분인 점과 신규사업자가 거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래건기관심 66%, 일반정비사 선호

 

 

건기대여업자 68.3%는 건기(사실상 굴착기) 1대만을 보유한 ‘1인 사업주였다. 조종사를 고용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조종을 하는 사업자인 것. 2대는 16.7%, 3대는 8.6%를 차지했다. 4대 이상은 6.5%였다.

 

김인유 한국건기산업연구원장은 건기대여업계가 건기 1~2대를 보유하는 영세성을 띠고 있는 데다, 업계 신규 진출자도 적고 승계도 하지 않아 고령화에 봉착해 있어 앞날이 어둡다고 전망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대여업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