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위 올라온 보름달 빛을 벗 삼아

[여행] 호남정맥 추령-밀재(전라북도 정읍·순창·전라남도 장성·담양)

장갑수 | 기사입력 2011/06/20 [10:40]

산위 올라온 보름달 빛을 벗 삼아

[여행] 호남정맥 추령-밀재(전라북도 정읍·순창·전라남도 장성·담양)

장갑수 | 입력 : 2011/06/20 [10:40]
감상굴재로 내려서다 잠시 주춤한다. 산등성을 버리고 인삼밭과 논 사이 길을 지나 마을길로 내려서기 때문이다. 산자락에는 강선마을이 포근하게 자리를 잡았다. 마을 앞 정자를 지나면 백양사 입구 마을인 장성군 약수리에서 순창군 복흥면으로 넘어가는 49번 지방도로가 지난다.
 
삼각점이 있는 대각산(528.1m)에 오르니 백암산과 내장산이 북쪽에서 손짓한다. 대각산을 넘으면 강두마을 근처 고개가 나오고, 또 하나의 고개를 넘으니 어은리 뒤편 고개다. 마을을 발아래 두고 지나다가 밭길을 걷기도 한다. 어은리 근처를 지나는데, 동네 노인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건다.
 
 "어떻게 길을 알고 찾아다니지요?"

"지도를 보면서 찾아다닙니다. 길 곳곳에는 붙여있는 리본을 따라가기도 하구요."

"그러면 저 마을 이름을 말해 보세요."

"어은리 아닙니까?"

동네 어르신은 항상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이 처음 오는 길을 어떻게 알아서 찾아다니는지가 궁금했단다. 분덕재 직전 뽕나무밭에서는 장성호도 내려 보인다.

▲ 수령 300년이 된 느티나무가 분덕재 고갯마루를 지키고 서 있다. 이 느티나무는 슬플 때나 기쁠 때를 막론하고 마을을 지켜온 당산나무다.     © 건설기계신문


분덕재를 지나면 임도가 이어지는데, 임도를 걷다보면 왼쪽의 능선 길을 놓치기 쉽다. 우리 역시 무심결에 걷다가 갈림길을 지나버려 임도를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백암산에서 만난 장성 땅은 분덕재 근처에서 담양군 월산면으로 바뀐다. 북쪽은 여전히 순창 땅이다. 오른쪽으로 백양사에서 담양으로 이어지는 15번 지방도로가 내려 보인다. 담양 병풍산이 가깝게 다가오고, 능선 너머로 담양읍내도 바라보인다.

526봉 직전에 방향이 남쪽으로 틀어지면서 시야가 남쪽과 서쪽으로 툭 터진다. 병풍산이 펼쳐지고, 그 뒤로 무등산도 듬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장성호의 물결도 넘실댄다. 바로 아래로는 집 몇 채가 고작인 산속 깊숙한 금방동 마을도 보인다. 마을 뒤 은행나무 밭을 지나자 당산나무 한 그루가 둔덕 위에 서 있다. 장성군 북하면 성암리와 순창군 복흥면 대방리를 잇는 고개인 항목탕재다.

내장산과 백암산 구간의 단풍구경과 점심을 먹으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한 터라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마음이 바빠진다. 520봉으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에다가 낙엽까지 쌓여 여간 미끄러운 게 아니다. 520봉 직전의 암봉이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520봉에는 쌍봉을 한 묘지가 있다. 산위로 올라온 보름달의 달빛을 벗 삼아 걷고 또 걷는다. '달빛산행'이다. 휘영청 떠오른 달빛을 바라보며 걷는 산행의 맛도 남다르다. 담양의 불빛이 달빛에 가세한다. 어느덧 밀재(352m)다. 달빛은 여전히 밝고 날은 어두워만 간다.
 
산행코스

-추령(1시간) → 장군봉(50분) → 신선봉(1시간 20분) → 순창새재(50분) → 상왕봉(30분) → 헬기장(50분) → 곡두재(1시간 40분) → 감상굴재(30분) → 대각산(1시간 20분) → 분덕재(1시간 10분) → 항탕목재(1시간 20분) → 밀재 (총소요시간 : 11시간 20분)

교통

-호남고속도로 백양사나들목을 빠져나와 1번 국도를 따라 백양사 입구인 북하면 소재지에서 순창군 복흥면 방향으로 49번 지방도를 따르면 감상굴재를 넘게 된다. 감상굴재에서 5분도 채 못가서 만나는 삼거리에서 정읍·추령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추령에 도착한다.

-정읍 북쪽에서는 호남고속도로 정읍나들목에서 내장산 이정표를 따라 내장사 입구 시설지구에서 왼쪽 추령 길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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