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나진 않지만 장중한 소백산

[장갑수 산 이야기] 소백산①(1,439m, 충북 단양·경상북도 영주)

장갑수 | 기사입력 2011/12/03 [01:51]

빼어나진 않지만 장중한 소백산

[장갑수 산 이야기] 소백산①(1,439m, 충북 단양·경상북도 영주)

장갑수 | 입력 : 2011/12/03 [01:51]
서산대사는 “지리산은 장중하되 빼어나지 못하고, 금강산은 빼어나되 장중하지 못하다”고 했다. 금강산은 수려한 봉우리들로 하여금 빼어난 자태를 갖추었으되 장중한 무게가 없고, 반면에 지리산은 태산부동의 너른 품으로 대지를 안고 있으되 빼어난 풍치가 없다는 뜻이다. 빼어나지는 못하지만 장중한 산으로 지리산에 버금가는 산이 있으니 소백산이다.

우선 해발 1,300m 이상의 봉우리를 이어주는 능선의 길이만 헤아려도 15km에 이르는 산의 덩치가 이를 뒷받침 한다. 여기에 거친 봉우리 하나가 없을 정도로 쇠잔 등 만큼이나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과 울창한 숲, 그윽한 계곡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소백산은 충청북도 충주·단양·제천·보은과 경상북도 영주·문경에 걸쳐 일대 산군(山群)을 형성하고 있는 중부권의 만만치 않은 산 중에서도 단연 큰 형님과 같은 존재다. 월악산·주흘산·조령산·희양산·속리산·대야산·금수산 등 내놓으라한 산들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결 같이 지켜보고 있는 소백산을 누가 중부권의 지리산과 같은 존재라고 하지 않을손가.

▲ 소백산(1,439m, 충청북도 단양·경상북도 영주)     © 건설기계신문


이러한 소백산에 봄이 오면 광활한 초원을 이루고 있는 주능선은 철쭉과 솜다리를 비롯한 수많은 꽃들로 '천상화원(天上花園)'이 된다. 그러다가도 눈이 쌓이는 겨울이 되면 초원은 하얀 꽃밭으로 변하여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소백산(小白山)이라는 이름도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해서 붙여졌다. 물론 작을 소(小) 자는 1,400미터가 넘는 높이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표현을 쓰느라고 붙여진 이름일 터이고.

충청북도와 경상북도를 가르면서 강원도에 인접해 있는 소백산은 남한의 대표적인 두 강의 물줄기를 양분한다. 능선의 남쪽 희방사계곡·비로사계곡·초암사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은 내성천을 이루어 영주·예천을 적시고는 낙동강으로 흘러들고, 북서쪽의 천동계곡·어의계곡 등 크고 작은 냇물은 남한강으로 흘러들어 충주호에 합류한다. 역시 ‘산은 내를 가르고 내는 산을 넘지 못한다.’

또한 소백산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은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북쪽의 단양과 제천 지역이 충주호와 단양팔경 등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면, 남쪽의 영주 땅은 예로부터 학문이 발달하고 부석사·소수서원과 같은 유명한 문화재를 갖춘 전통있는 고을로 무게를 더해 준다.

풍수적으로도 소백산은 정감록에서 밝힌 십승지 중 첫번째로 꼽히는 금계동을 품고 있어 전란시에도 화를 면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소백산의 남쪽 기점이 되는 죽령은 조령산 자락의 이화령과 경부고속도로 상에 있는 추풍령과 함께 영남권과 중부권을 이어주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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