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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 일감없고 체불까지 벼랑끝 섰다
[기획] 덤프대여업 명암, 4대강사업 뒤 할부금 충당어려워 생계난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3/02/08 [14:44]
 
 
덤프트럭 대여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돈벌이가 괜찮다는 소문에 덜컥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지만, 국책사업이 줄고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일감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영세사업자들은 시장에서 쫓겨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일을 해주고도 돈을 떼이는 게 빈번해 버티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

덤프트럭 대여사업은 타 건설기계처럼 별도의 조종사 면허증이 필요치 않다. 건설기계관리법 시행규칙 제73조(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특례)에 따르면, 자동차 1종 대형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는 덤프트럭 대여사업은 물론이고 조종까지 가능하다. 타 건설기계와 달리 진입장벽이 낮은 것. 돈벌이가 된다 싶으면 누구나 제한 없이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정교한 조종기술을 요하는 굴삭기와는 좀 다르다.

부풀려진 덤프트럭 수입도 알고보면 ‘속빈 강정’과 같다. 업계에 따르면, 덤프트럭 하루 임대료는 대략 50만원. 일명 ‘탕뛰기’ 1회는 약 5만원. 이렇게 한달 25일을 일하면 대략 1200만원의 수입이 생긴다. 최고 호황기라면 괜찮겠으나, 건설경기 하락으로 일감이 없어 문제. 그러다보니 하루 임대료가 40만원까지 떨어지고 25일 작업일수가 15일로 줄면서 수입은 날로 줄고 있다.

하지만 지출은 그대로이니 말썽. 덤프사업자들 주장에 따르면, 매출의 절반은 유류대. 기름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 월 매출이 1천만원이라면 400만원이 유류대다. 게다가 1억 5000천여만원의 덤프트럭을 캐피탈로 할부구매하면 매월 원금과 이자를 합해 3백여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매월 20여만원하는 보험료와 교체 타이어값 20만원, 그리고 각종 소모품값을 빼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은 200만원이 채 안 된다고. 통계청 4인가족 도시근로자 소득 420만원을 벌려면 한달 매출이 1200만원은 돼야 가능하다.

서울에서 24톤 덤프트럭 대여사업을 하는 하나운수의 이우신씨는 “부품 꿈을 안고 1년전 사업을 시작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수입이 형편없다”며 “먼저 시작한 형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벌써 사업을 접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이처럼 줄어든 일감은 현실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SOC사업 예산은 23조926억원으로 전년대비 5.5%(1.3조원, 감소폭 최대)로 줄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저치. △2009년 25조4천억원 △2010년 25조 1천억원 △2011년 24조 4천억원 등 매년 줄고 있다. 더욱이 4대강사업으로 활기를 띄었던 덤프트럭의 일거리가 사업이 완료되면서 대폭 감소했는데 이는 그대로 통계수치에 반영됐다.

국토해양부가 매년 발표하는 ‘건설기계현황통계’를 살펴보면, 2008년 4만6천대의 영업용 덤프가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9년 4만8천대로 늘었다. 자가용 덤프 역시 2008년 4천대에서 2009년에 6천대로 늘어 50%나 늘었다. 하지만 4대강사업이 완료된 2011년부터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다. 4만8천대였던 영업용 덤프는 2011년 12월 말 4만7천대로 줄고 2012년 말에도 3백대가 감소했다. 폐업자도 늘었다. 2011년 1300명이, 2012년에는 2200명이 사업을 말소했다.

대여료 지연지급도 문제. 건설노조에 따르면, 대여료는 대게 작업완료 45일 뒤 입금된다. 덤프트럭의 경우 한달 이내 작업이 많기 때문. 임대차 표준계약서에는 대여기간이 한 달 미만일 경우 작업완료 60일 이내 대여료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여튼 작업을 마치고 두달 뒤에나 돈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일감이 없을 때는 2달간 수입이 없게 된다. 매달 지불해야 하는 돈은 수백만원인데 수입이 없으니 빚을 지지 않을 수 없다.

대여료 체불은 더 큰 문제. 전국건설노조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노조에 신고된 임대료 체불액이 390억원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건설노조 춘천지회장은 “덤프사업자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은 체불 때문에 고생을 했을 것”이라며 “체불액을 모두 집계한다면 아마 수천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15톤 사업자들은 25톤보다는 그나마 나은 편. 건설노조 주축이 15톤 사업자여서 공동대응을 할 수 있기에 그렇다. 노조는 정부와 건설사를 상대로 덤프트럭 체불해소와 단가인상 협상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25톤 덤프트럭은 노조에 가입해 있지 않다. 90년대 중후반 국내 건설현장이 대규모화하면서 25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5톤에 비하면 수가 적다.



25톤 덤프트럭의 어려움을 파악한 사업자단체와 노조는 최근 이들의 단체가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강원건기연합회(회장 황용진)을 비롯해 대전충남건기연합회(회장 김덕환) 등이 회칙을 개정해 덤프트럭 사업자의 회원가입을 권장하고 있다. 건설노조 역시 25톤 조합원 확대에 힘쓰고 있다.

김진덕 춘천건기연합회장은 “고씨의 소식을 전해들은 날, 하루종일 울적한 마음을 가실 수 없었다”며 “굴삭기만이 아닌 덤프트럭과 타 기종 건설기계 사업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도 애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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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새 일을 시작하기 애매한 나이. 기술을 배워 직장을 잡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막노동자로 일하자니 건강과 체력이 맘에 걸린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매달 느는 적자로 한숨만 절로 난다. 한창 자라는 두 아들 녀석이 눈에 밟힌다. 곧 있으면 둘 다 고등학교와 중학교로 진학하는데 말이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힐 겸 술 한 잔 하자고 친구녀석을 불렀다. 어두운 얼굴 표정을 읽었는지 대뜸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몇 잔 들이킨 술기운을 빌어 속마음을 내비쳤더니, 녀석이 그런다. “요즘 덤프트럭 대여사업이 수입이 좋다더라. 월 순수입이 4~5백만원은 된데. 4대강사업도 곧 시작돼 몇 년간은 걱정 없을 거라던데...”

“덤프트럭이 얼만데 임마, 관둬” 하고 녀석의 말을 막았지만 괜찮을 성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 녀석 컴퓨터를 켰다. 덤프트럭 사업을 검색했다. “덤프 수익성 어떠냐”는 질문들이 가득했다. 몇 시간의 검색을 통해 자동차 1종대형 면허만 있으면 사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덤프, 월수입 4~5백 된데”


‘월 5백만원’의 순수입. 거기에 ‘운전’만 하면 된다. 초기자본도 많이 들지 않는다. 2억 가까이 하는 트럭이지만 할부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월 2~3백만원의 할부금을 제하고도 수입이 저렇다니 할 만한 일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아는 사람 소개로 캐피탈을 끼고 25톤 덤프트럭을 구입했다. 이제 열심히 일해 돈만 벌면 된다. 막 일을 시작했으니 자리를 잡으려면 한두 달은 걸릴 것이다. 그간 간간히 모아둔 돈과 은행에서 얼마 빌린 돈이 있으니 여유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감이 들어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바쁘게 일하는 것 같은데... 새롭게 시작한 일이라 영업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지입사에 들어가면 괜찮을 거라 해 가입했다. 거기서 일하다 보면 건설사들과 거래를 늘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몇 달째 일을 하고 있는데 의외로 일이 힘들다.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한다. 아들 녀석 얼굴 본지도 언젠지 모르겠다. 하지만 돈을 벌려면 참아야 한다. 더욱이 몇백만원씩 하는 월 할부금과 유지·관리비를 충당하려면 쉴 수가 없다. 다행히 일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 종료되고 달라졌다. 일감이 줄은 것. 듣자니 건설경기가 안 좋아 공공·민간 공사 모두 줄었단다. 지입사에서도 일감이 부족하다며 연락이 뜸해졌다. 매달 부담해야 할 돈이 한두푼이 아닌데,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아내를 설득해 고향인 춘천으로 가보리로 했다. 친구도 있고 선후배가 있으니 어떻게든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춘천에 내려온 지 1년. 생각과 다르게 일감은 여기도 없다. 어떻게든 버티면 좋은 날이 오겠지 여기고 마음을 다잡는다.

한달간 작업한 돈을 받기 위해 임차인을 찾았다. 하지만 돈이 없다며 “기달려달라”고 통사정이다. 사정을 봐줄 상황이 아니지만, 다음에 혹시 여기서 일을 하게 될지 몰라 ‘우선 참자’고 다짐하고 “며칠 뒤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하고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늦은 밤 전화벨이 울려 받았는데, 거기 같이 일했던 동료 사업자가 그러는데, 임차인이 야밤도주를 했단다.

머릿속이 하얗다. 며칠 뒤 월 할부금을 내야하는데 큰일이다. 그간 친지들에게도 빌려봤고 대부업체에도 연락했다. 이번에 할부금도 몇 차례 지체된 거라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방법이 없다. 속상한 맘에 술 한잔 하고 돌아와 덤프트럭 조종석에 앉았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겨난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아내에게도, 아들 녀석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오면서 산 연탄을 검은 봉지를 꺼냈다. 문을 잠그고 불을 피웠다. 잠이 오기 시작한다. 내일이면 다 괜찮아 질 것 같다.


“돈벌이 없고 할부금 어떡하나”


지난 12일 낮 12시 25분. 강원 춘천시 동산면 한 공원 도로변에 주차된 덤프트럭 안에서 48세의 고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트럭 안에서 타다 남은 연탄이 발견됐다. 춘천경찰서는 덤프트럭 대여사업자인 고씨가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한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 중이다.

위 글은 고씨의 지인과 동료를 취재하고 경찰 수사내용을 근거로 재구성해본 것이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고씨는 3~4년 전 서울에서 25톤 덤프트럭 대여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이 탐탁치 않자 1년 전 고향인 춘천으로 와 대여사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고 덤프트럭 할부금을 비롯한 빚만 늘었다. 게다가 임대료 체불로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그는 고교생과 중학생인 두 아들과 아내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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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2/08 [14:44]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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