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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라뇨? 이렇게 가슴 뛰는데요”
[기획] 제4회 건기정비 기능경기대회 르포, 정비협 8일 구미대서 행사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6/10/31 [22:32]
4백명 참여, 30여팀 솜씨겨뤄... “인력양성·정비기술발전 기여”

 
구인난, 일감감소, 그리고 불법정비. 건기정비업계의 현실이다. 어느 하나 해결이 쉽잖은 과제. 업계는 고군분투하지만, 어둠의 터널은 끝 간 데 없다. 그런 가운데 ‘건설기계정비 기능경기대회(이하 건기정비대회)’가 4회째를 맞았다. 2011년 평택 볼보건기교육센터에서 첫 행사가 열리고 6년이 흘렀다.

업계가 건기정비대회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부족한 정비인력을 양성하고, 기술력을 높이려는 것이 첫 번째. 일감확보와 불법정비 퇴출도 기대한다. 민·관, 산·학·연으로 인연의 끈을 잇고자 하는 포부도 있다. 이에 본지가 8일 구미대(경북 구미시 소재)에서 열린 건기정비대회를 찾았다.

특수건기학과동 앞. 2년전 대회 취재차 찾았을 때 보다 기자재들이 훨씬 잘 구비돼 있다. 대회장에는 굴삭기와 지게차·기중기 등 우람한 건기들이 줄지어 서있고, 몇몇 건기기자재 판매사들이 제품홍보를 하고 있다. 참가자와 동료 및 가족을 위한 천막도 준비돼 있다. 아침부터 조금씩 내리던 여우비는 멈췄다.

행사장 한가운데, 대회본부석으로 가니 한국건설기계정비협회(회장 장정민, 정비협) 관계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얼굴이 환해 보여, 한 관계자에게 “비 때문에 걱정했냐”고 물으니, “죽다 살았다”며 한숨을 내뱉는다. 하루 전부터 대회를 준비했는데 전날부터 내리는 보슬비로 노심초사 했던 것.

오전 11시. 개막식을 위해 참가자들이 경기대회장 옆 학생회관(실내)으로 자리를 옮겼다. 400여명이 모인 넓은 강당. 단상에는 장정민 정비협회장을 비롯해 정창주 구미대 총장과 이병훈 국토부 건설인력기재과장 등 내빈들이 앉아있다.

장 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건기 제작기술의 발전 주기가 매우 짧아지고 있다”며 “이 대회를 통해 정비기술인들의 기량이 향상되고 정비기술도 상향 평준화돼 건기 제작 메커니즘의 변화에 잘 대처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 가자”고 당부했다.

이병훈 국토부 인력기재과장은 “건기정비대회가 젊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도전을 갖게 하고,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대회의 발전과 정비업계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최대한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기념행사가 끝나고 점심식사. 그리고 오후 1시.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다. 굴삭기, 기중기, 지게차, 트럭, 용접 5개 부문별로 6~7개팀(60여명)이 참여했다. 선수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들 뒤론 각 4명의 심사위원이 점수를 매긴다.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굴삭기정비(심사위원장 김산, 금산기계)는 유압장치 분해와 성능점검 △지게차정비(오효석, 용인중공업)는 주행장치 분해 및 전자제어엔진 성능점검 △트럭정비(김세영, 우리자동차공업사)는 변속기 분해 및 성능점검 △기중기정비(차병일, 대일정공)는 붐텔레스코핑 실린더 분해 및 성능점검 △용접(정진수, 영서공업사)은 아래·수평·수직·위보기 4자세 전기용접 등이다.

순서를 기다리는 참가선수에게 다가가 소감을 물었다. 굴삭기정비에 참가하는 김형렬(57)씨. 경남 진주에서 왔다고 한다. 정비사로 일한지 30년. 지인의 추천으로 시작했다가 천직이라 여겨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기술을 좀 더 배우려고 대회에 참가했단다. 수십년 정비를 해온 전문가 입에서 나온 뜻밖의 대답이다.

그에 따르면, 새 정비기술을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고 한다. 수십년 진주에서 정비를 하다보니 시시각각 바뀌는 신기술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고. “정비는 계속 배워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나기 때문이죠. 그런데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자재들도 대부분 오래된 것들이죠. 기술력 향상을 위해 작업환경 개선을 사업주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30년 정비사 “기술배우려 경기참여”

 
김씨의 말처럼 현재 정비업계는 낙후한 교육과 시설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건기정비 고교교육과정은 전무하다. 경북기계금속고 등 극히 일부 공고가 자동차과에 건기정비를 덧붙여 교육할 뿐이다. 대학에서는 구미대 특수건기과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이명환 정비협 상무는 “예전 서울공고에 중기과가 있었고 경쟁률도 가장 높았는데, 지금은 건기정비를 가르치는 학교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건기정비기술을 배우려면 정비업체에 취업해야 한다. 정비협 자체 조사에서도 50%가 교육과정이 아닌 정비업체에서 기술을 익힌다고 밝혔다. 16%만 직업훈련원이나 학원에서 배운다고 한다. 김씨는 그래서 새 건기정비기술을 배우려고 이 대회에 참가했다고 한 것이다.

경기대회장 한쪽. 한대의 굴삭기를 둘러싸고 왁자지껄 소란스럽다. 구미대 특수건기과 학생들이 한 건기 제조업체가 전시한 신형 굴삭기를 둘러싸고 구경하고 있다. 대회 진행요원으로 봉사중인 1학년 전창용 학생과 잠시 대화를 가졌다.

김씨는 졸업 뒤 산업체 취업을 꿈꾼다. 구미대 특수건기과 대부분의 학생이 육군3사관이나 기술부사관 진출을 바라는 것과는 좀 달랐다. 그도 부사관 등 군인이 되는 게 안정적인 줄은 알지만, 최고의 정비기술자가 되려면 다른 길을 가도 괜찮다고 했다. “정비대회를 보며 꿈을 더 키우고 싶었습니다. 오늘 보니 신기하고 새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학업과 다른 산업현장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뛰네요.”

건기정비대회가 2014년부터 구미대에서 열리면서, 이 대학 학생 중 산업체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구미대에 따르면, 2015년초(12학번) 졸업생 가운데 산업체로 진출한 학생수가 103명 중 13명이나 된다. 직전 해 2명(102명중)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건기정비대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산업체 진출을 희망하는 또 다른 학생을 만났다. 서준영(1학년) 학생. 아버지는 대구에서 건기대여사업을 하고 있단다. 아버지가 권유한 건 아니지만,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산업체로 진출해 돈을 벌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을 생각은 없었다. 한국을 건기정비 강국으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는데 그 방법을 모른다고. “힘들기만 하고 돈은 못 번다”는 만류가 그에게 가장 힘든 적이다.

건기정비업계는 기능인력의 건기정비업계 회피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열악한 근무환경. 3D업종으로 인식되는데다, 처우가 불만족스러워 기술을 배우려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4년 이내’ 경력자가 전체 건기정비인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15년 이상’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또 하나는 저임금. 2천만~3천만원 사이가 40%나 된다. 이날 대회체 참여한 서준영 학생이 기자에게 되묻는다. “괜찮겠죠?”. “취업하면 돈도 벌고 성공할 수 있냐”는 물음일 터였다. 눈빛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힘들고 돈 못번다? 꼭 성공할 것”

 
천막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박문수 경인지회장이 보인다. 인사를 나누고 최근 업계 소식을 물었다. 구인난에 시달린다는 건기정비업계. 도무지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단다. 지원자가 없으니 정비업체들 끼리 ‘뺏고 뺏기는’ 전쟁을 하고 있다고. 때문에 정비사 임금도 매해 오르고 있다. 월 350~400만원 수준. 그러자 일명 ‘스페어(대리) 정비사’가 양산되고 있는 중이란다. 일이 있을 때만 부르는... 하루 18~20만원 수준.

업계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비협이 지난해 7월 의뢰해 건설기계산업연구원(원장 김인유, 건기연구원)이 맡은 연구용역 ‘건기정비 기술인력 수급분석과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현재 정비인력은 7천960명이며, 3천75명 정도가 부족하다.

부족률(부족인원/(현재인력+부족인력)×100)로 따지면 27.87%가 더 필요한 것. 국내 전반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산업통상부 조사) 2.3%의 12배 수준. 기종별 부족률을 보면, △굴삭기 27.27% △지게차 33.33% △기중기 41.18% △덤프·믹서 33.33%다. 정비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가 정비인력 부족을 꼽았다.

정비협이 건기정비대회를 개최키로 한 근본적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구인난 해결. 그리고 정비기술 평준화를 거쳐 기술수준을 높이겠다는 포부. 또 기술인력 양성이 불법정비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장정민 회장은 “정비 신기술을 따라오지 못하면 낡은 불법정비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자동차정비업계도 이런 과정을 통해 불법정비가 많이 줄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문수 지회장 주변으로 중년의 여성이 음식을 만드느라 바쁘다. 배추를 썰고 찌개를 끓이는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환한 미소로 화답하는 그녀는 한 정비업체 안주인. 대회 전날부터 음식을 장만하느라 밤을 꼬박 샜단다. 경기도 화성에서 새벽 3시에 출발했다고.

피곤하고 짜증도 날만 한데 그녀는 그런 내색이 없다. 되레 이런 속내를 기자에게 털어놨다. “잠도 못자고 힘들죠. 하지만 오늘처럼 업계 여러 사람들이 모여 얘기도 나누고 솜씨도 자랑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사실, 요즘 수익도 줄고 여러모로 힘들거든요. 그런 걱정으로 잠 못 드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일감부족과 수익감소로 건기정비 시장규모도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비협 조사에 따르면, 2009년 1조6천여억원에서 2014년 1조5천억원으로, 2015년에는 1조3천억원대로 줄었다. 조만간 1조원시장이 붕괴될 것이란 예측. 사업자 65%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감감소의 주원인은 짧아진 건기사용 연한. 대여업자들의 건기사용 연한이 짧아지며 정비할 일이 줄어 든 것. 대여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신제품을 3~5년 사용하고 중고로 내놓는다. 일감이 없어 엔진이 멈춰 선 건기가 늘어나는 것도 정비일감 감소 이유 중 하나. 작동하는 않으면 수리할 일도 줄기 때문. 대여업계 추산 가동률은 40%(건기협 통계) 안팎.

수익이 줄고 있는 또 하나 이유가 있는데 제조판매사들이 직영점·대리점을 통해서만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 그간 기술공임과 부품판매 마진으로 수익을 올렸는데, 이제 부품판매 마진이 사라졌다. 수리도 부품교체 중심으로 바뀌며 공임비용 또한 낮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공임은 수년째 제자리. 반면 부품가는 매년 오른다. 10년 전 4~5만원이던 브레이크 패드가 지금은 7~8만원선. 매해 4~5% 인상되고 있다.

 
“수익 떨어지며 잠못드는 밤 늘어”

 
전북에서 왔다는 또 다른 가족 채영숙(62)씨. 그는 정부의 정책지원을 요청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많지는 않지만 건기정비업계에도 외국인노동자들이 진입하고 있다는 그녀. 그만큼 업계가 쇠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국민의 관심 밖 사업으로 밀리고 말 것이라고 그녀는 걱정한다. 때문에 인력양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정비대회에서 수상하는 사람에게는 큰 명예로운 수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대회에 참가하려는 이들도 많아지고 대회 위상도 크게 향상될 것 아닙니까. 정부의 관심이 대회의 성공을 가늠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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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대권 건기정비경기대회 집행위원장
“대회 참여자 늘고, 업계 소통강화 뿌듯”

 
“4차 건설기계정비 기능경기대회는 무엇보다 참여 선수와 업체가 많아져 뿌듯합니다. 정식종목도 5개로 늘렸고요. 이런 노력이 정비업계 인력난 해소에 자양분이 될 수 있다니 기쁩니다. 민관이 협력해 대회 위상을 더 높이고 그 역할을 강화하는 노력을 더 해야겠죠.” 김대권 건기정비 기능경기대회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업계 인력난 해소에 기여할 것”

 
-4회 대회,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1회 때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아오고 있는데, 그때 보다 업계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대회에 참여하겠는 선수나 회원 그리고 업체들도 많아졌습니다. 뿌듯합니다.

 
-이번 대회서 달라진 점은?
△용접을 번외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했습니다. 용접은 기종을 불문하고 모든 정비사의 공통 기본기술입니다. 그 동안은 굴삭기나 지게차 등 기종협의회가 구성이 안 돼, 번외 종목으로 경기를 치렀는데, 올해부터는 협의회와 관련 없이 정식종목을 채택해 누구나 참여하고 기술을 뽐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비기능경기대회에 갖는 기대감은?
△건기정비업계는 인력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뚜렷한 대책도 없었죠. 여기저기서 기술자를 데려오려고만 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정비기능대회는 정비기술자를 양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정부와 산업계 그리고 학계가 하나 돼 젊은이들을 건기정비업계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회 위상 높이고 정부 관심키워”

 
-그간 성과는?
△정부의 관심을 끌어냈다고 봅니다. 대회도 정부공인 대회로 품위를 높였죠. 건기정비업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한 거죠.

정비업계 내 단합도 이끌고 있습니다. 건기정비업계가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동료가 아닌 경쟁상대로 여겼죠. 하지만 대회를 통해 전국의 건기정비업체들이 친목을 다시고 정보를 나누는 소통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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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31 [22:32]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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