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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소·출혈경쟁 이은 고철값폭락 '3중고'
[기획] 건기폐기업계 들여다보기, 9월 기준 333개 사업자 등록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6/12/09 [14:18]
폐자동차업계가 거의 대부분 겸업
폐건기 수출길터야 업계 활로보여

건기폐기업계가 일감감소와 출혈경쟁 등에 따른 수익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등록 불법업체들의 난립과 인력난·고령화까지 설상가상이다. 사업체가 3백여개 좀 넘는 수준으로 많지도 않은데, 대부분이 자동차폐차업(이하 폐차업, 현재는 자동차해체재활용업으로 이름 변경)을 겸하다 보니 그 영향력도 미약하고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지가 건기폐기업계를 들여다봤다.

 
△건기폐기업 실태=건기폐기업계가 불황에 빠져 있다. 거래량 감소뿐 아닌 업체간 출혈경쟁, 그리고 가장 큰 수익원인 고철값 하락 및 중고부품거래의 비활성화 등으로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되고 있다.

건기폐기업의 주 수익원은 고철과 중고부품 판매다. 폐기요청으로 매집(폐기건기를 사들인다)한 건기를 해체해 철과 비철 그리고 중고부품과 에너지 등을 나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판매한다. 건기의 경우 철의 비중이 자동차 보다 높아 수익성이 좋았다.

건기폐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건기 상태와 종류 그리고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철의 비중이 높아 폐승용차 보다 2~3배 더 비싼 가격에 폐건기를 매집한다. 상태가 좋은 부품은 정비업체나 건기 차주에게 판매한다. 정비업체는 이 부품을 수리해 재생품으로 판매한다.

경남에서 건기폐기업을 하는 김씨. 2002년 사업을 시작했다. 폐차업을 먼저 손댔던 그는 어느 날 건기폐기 주문을 받고 이쪽에 뛰어들게 됐다. 그 뒤 매일 꾸준히 건기 폐기주문이 들어와 나름 돈벌이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 딴판이다. 김씨는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70%이상 일감이 줄었다고 한다. 거래라고 해봐야 한 달에 2~3건이 고작. 건수별로 수익이 다르지만, 적자경영을 하는 업체가 상당수란다.

우선 고철값 하락이 경영악화의 큰 요인이다. 고철수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당 150원이던 고철 값이 올해는 20원(8분의1 수준)으로 폭락했다. 2009년에는 1kg당 8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폐건기를 분해·압축 등 사전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고철값이 폭락해 난감한 상태.

중고부품 매수도 줄었다. 건기의 신제품 교체 주기가 줄면서 중고부품의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 건기 제조사들의 A/S강화와 부품사업 진출도 중고부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친다. 경기도 서부 한 건기정비업자는 “옛날에는 재생부품 수요가 많았지만, 요즘엔 부품내구성이 커져 그렇지 않다”며 “정비업체가 재생부품을 구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기폐기업의 수익이 줄고 있지만, 사업 유지비는 그대로 들어야 한다. 건기폐기업에는 상당한 인력이 필요한데, 업계에 따르면, 고정인력이 7~10여명이 있어야 한다. 영업, 해체, 사무·회계, 조종 등의 인력이 필수. 그러다보니 건기폐기업은 인건비 충당조차 쉽잖은 현실이다. 폐차업을 겸해 그나마 버티고 있지, 건기폐기업만으로는 불가능하단다.

건기폐기업 등록기준은 건기관리법에 따라, 대지(작업장·야적장·사무실 등의 총면적) 2500㎡ 이상과 구난차·지게차·중량계 1대 이상. 폐차업은 건기폐기업 기준보다 더 강하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시설면적 4500㎡, 해체작업장 600㎡, 부품창고 600㎡, 구난차·지게차·중량계 1대 이상 등이 필요하다.

때문에 폐차업자가 건기폐기업을 겸하는 건 쉽다.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 그러다보니 전국 333개(올해 9월 기준) 건기폐기업체 중 대부분이 폐차업을 겸하고 있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협회(회장 양승생, 이하 차재활용협)에 따르면, 510여개 폐차업체가 등록돼 있고, 이들 업체가 건기폐기업을 같이 하고 있다.

차재활용협과 한국건설기계폐기협회(이하 건기폐기협)가 동일한 회장과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건기계기협 관계자는 “양업계가 겹치고 있다”며 “폐차업계 만큼 건기폐기업계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건기협·폐자동차협 한조직 두업역


△출혈경쟁과 불법영업=이처럼 건기폐기업 수익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업체 수는 매해 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1년 290개였던 건기폐기업체가 2016년 9월 현재 333개(증가율 15%)로 늘었다. 하지만 폐건기는 매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건기폐기협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폐건기는 △2012년 2020대 △2013년 1713대 △2014년 2249대 △2015년 2060대 △2016년 2042대(10월누계) 수준.

그러다보니 일감확보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폐차업계 역시 업체 난립으로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건기폐기업을 겸하는 등 여러 사업수단을 강구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건기폐기협 한 관계자는 “매해 건기폐기업체가 늘고 있는데, 그들은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아니라 폐차업자들”이라고 풀이했다.

 

▲건기폐기업계가 일감감소와 출혈경쟁 등에 따른 수익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기계신문

이런 업체 난립은 출혈경쟁을 부른다. 가격을 높여 매집하는 경쟁을 하는 것. 경기 북부의 한 건기폐기업자는 “얼마 전 주문을 받고 가격을 얘기했더니, 문의자가 그 가격의 2배를 쳐주는 업체가 있는데 여긴 왜 그러냐고 따져 물었다”고 말했다.

무등록 불법영업도 문제다. 불법폐기업자들 때문에 합법업체들의 피해가 크다는 것. 물론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다. 충북의 한 건기폐기업체 대표는 “지역내 불법폐기업자가 전체의 8할은 될 것”이라며 “많은 세금을 내가며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이만전만이 아니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불법폐기업자가 난립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법으로 전환하고 싶다는 유혹이 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반면 경기도의 한 건기폐기업체는 불법폐기업체가 일부 대포 또는 압류 건기 등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불법폐기업체가 난립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법적 시설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 또 소득세도 내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불법폐기는 폐기당사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불법폐기업이 난립하는 또 다른 구멍이 있는데, 합법업자와 불법업자 간 유착. 영세 건기매매업자들이 불법매매업자와 손잡고 이윤을 나누는 경우와 유사하다. 불법업자에게 사업면허를 활용케 하거나 폐기 거래시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건기폐기 인수증명서(건기폐기협회 검인 인증서만 유효)를 빌려주고 수익금을 나누는 수법이다.

 
고철값 폭락 경영악화, 활로 고민중

 
△부품 재활용 부진과 인력난=경기도의 한 건기정비업자 김씨. 그는 최근 재생부품을 마련하려고 건기폐기업체 여러 곳에 구입문의를 했지만, 구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건기폐기업체들의 건기부품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 건기부품 수요가 없다보니 건기폐기업체들이 갖춰놓고 있지 않은 것. 고철·비철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

폐건기 부품재활용은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새건기 교체 주기가 짧아지며 중고 재생부품을 찾는 이들이 별로 없어서다. 신제품을 받고 내놓는 중고건기도 대부분은 시장으로 나오는 게 아닐 수출된다. 설령 고장이 나도 부품을 재생품이 아닌 신부품으로 교체한다. 인천의 한 건기정비업자는“부품교체가 대부분 신품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폐기물재활용은 유한 자원을 재활용해 미래세대를 대비하는 친환경적 성격을 띠고 있어 정부가 적극 권장하고 이를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하듯이, 건기재활용도 정책적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폐자동차의 경우 지난 2008년 1월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폐차 재활용률을 95% 의무화하도록 했다. 건기는 해당되지 않는다.

건기폐기업계는 인력난도 겪고 있다. 3D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일을 하려는 이들이 없기 때문. 그러다보니 상당 수 외국인노동자들이 진입해 있다. 종사원들의 고령화도 심각하다. 젊은이들이 진출하지 않다보니 대부분 50~60대 종사자들이 일을 하는 실정. 경기도의 한 건기폐기업자는 “3개월 전 구인공고를 냈는데 전화 한통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희망자가 없다보니 결국 외국인노동자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이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많이 흡수되고 있고, 아프리카나 새터민들도 종종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건기폐기업계의 희망=건기폐기업계의 희망은 폐차업계를 보면 나온다. 지난해 폐차대수는 79만대(업체당 1600대 수준)로 연 2천대수준의 건기폐기와 몇 백 배 차이가 난다. 폐차업계는 업계 권익을 위해 제도 마련과 개선에 큰 힘을 쏟고 있다.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자동차부품 재활용사업이다. 차재활용협이 앞장서고 있다. 폐차업계가 공동으로 중고차 수출과 자동차부품 재활용을 위해 자동차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인천시와 협의 중인 클러스터 조성계획이 연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국 주요도시로 클러스터조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중고부품 온라인 쇼핑몰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해체재활용협동조합이 2012년 개설한 사이트인 ‘지파츠’에는 70여개 폐차업체 등이 20만여개 부품을 판매 중이다. 월 거래건수는 1200건, 거래액은 1억2000만원 안팎. 판매부품은 자동차재활용협이 보증한다.

폐차업계는 인력양성 노력도 기울인다. 차재활용협을 통해 ‘폐차관리사 자격증’ 등 자동차 재활용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할 제도시행과 체계화를 꾀하고 있으며 관련교육에 정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폐차업계가 이처럼 자신들의 권익 보호와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건기폐기업계 활동은 부진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폐기건수 등 규모나 여력이 폐차업계와 비교했을 때 크게 작아 관련사업을 추진할 힘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건기폐기업계의 노력이 멈춰 있는 건 아니다. 지난 9월 윤관석 의원을 통해 발의된 ‘건설기계관리법 일부개정안’이 그 것. 폐기말소된 건기를 수출이 가능토록 하자는 것이다. 자동차와 달리 그 동안 폐건기는 수출이 불가능했다. 법제가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

 
건기해체재활용업, 다시 살아날까?

 
이치영 건기폐기협 본부장은 “상태가 양호한 폐건기는 수출이 가능함에도 법적 근거가 없어 그간 못했다”며 “법개정으로 폐건기 수출길이 트이면 폐기업자 수익성이 개선되고 차주들도 이익을 얻어 선순환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법개정안에는 건기폐기업을 건기해체재활용업으로 업계이름을 바꿨다. 개정안은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밖에도 건기폐기협은 올해 의결된 사업계획을 토대로 업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폐건기 수출로 건기폐기업역 확대 △건기 정보전산화를 통해 폐기 관리 및 통계 시스템 고도화 △건기 원부조회 시스템 구축 △불법폐기 단속고발과 회원사 방문교육으로 불법폐기 근절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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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09 [14:18]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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