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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전면시행, 불공정·체불 해소 ‘단비’
[기획] LH ‘하도급지킴이’, 연11조원 발주기관 성공여부 관건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7/17 [13:19]
문재인정부 약자대변 정책 관심커
‘등록누락’ 등 허점보완 서둘러야

 
7월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발주하는 건설현장에 조달청의 ‘하도급지킴이’라는 대여료 및 대금 전자지급시스템이 전면 도입된다. 연간 발주금액이 11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건설사업 발주기관인 LH. 건기대여료 체불 발생이 가장 많아 건기대여업자들의 ‘무덤’으로 일컫는 공기관. 때문에 LH의 하도급지킴이 도입은 건기대여업계에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에 본지가 그 허와 실을 짚어봤다.

 
△건기대여료 전자지급시스템 확대 도입=‘하도급지킴이’는 조달청이 개발·운영하는 대금 전자지급시스템으로 온라인을 통해 공사대금과 건기대여료 등을 따로 지급하도록 한 체계. LH는 그간 하도급지킴이를 선택적으로 적용해 왔다. LH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운영에 따른 행정업무 증가와 건설사들의 영업비밀 노출 우려로 체불이 잦은 현장만 선별적으로 적용해왔다”고 설명했다.

LH는 이 시스템의 전면 도입에 앞서 부작용을 줄이려고 지난 3월 화성동탄2 신도시 49개 현장에서 시범운영을 했다. 4월에는 권역별로 전 건설현장 대상 운영교육을 실시했고, 5월에는 동영상 교육자료를 제작?배포했다. 박현영 건설기술본부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선진 건설문화 정착을 선도하겠다”며 “이런 노력이 다른 공공기관 및 민간부문으로 확산돼 체불없는 건설문화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LH의 하도급지킴이 적용 확산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LH는 이에 대해 ‘체불 제로 시대’라는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하고 공정·투명한 건설생태계 조성과 사회적 약자인 건기대여업자와 건설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건설업계의 하도급 불공정행위 규제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해왔다. 국토부도 발주처 직접지급제(직불)를 적극 활용해 부실 하도급에 따른 체불을 뿌리 뽑는다는 방침이다. 직불제는 관급공사에서 발주처(원도급사)가 공사대금이나 하도급대금이나 건기대여료 등을 직접 지급토록 하는 제도. 문재인 대통령도 체불 해소를 위해 발주처 직불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대선과정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지난 23일 취임한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를 통해 “건설노동자의 임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하면 체불 방지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관급사업에 발주처의 직접 지급(직불)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최근 발주처 직불제를 잘 정착시키는 공기관에 인센티브를 지급, 제도가 민간으로 확대되도록 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하도급 규제에 발을 맞춰 체불도 해소하겠다는 것.

이 같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건기대여료 체불방지 제도·시스템 도입 확대에 대해 건기대여업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주성 전국건설기계연합회장(전건연)은 “새 정부 들어 건설산업내 약자인 건기대여업자 보호정책들이 확대·시행되는 것을 반긴다”며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관리감독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관급공사 정착 뒤 민간으로 확산을

 
△새롭게 태어나는 ‘하도급지킴이=LH의 하도급지킴이 전면 도입이 이뤄지면서 관련 시스템에 대한 건기대여업계의 관심이 커가고 있다. 그간 지적됐던 일부 허점도 보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하도급지킴이가 잘 정착될 지, 그리고 임대료 체불을 잘 막아낼 수 있을 지 관건이다.

조달청은 2013년 12월 하도급지킴이를 구축했다. 사용상 불편 등을 이유로 이용률은 저조했다. 그 해 이용률은 조달청 나라장터 전체 공사 대비 0.8%, 다음해에는 2% 수준이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인지, 조달청은 건설현장에서 하도급지킴이 이용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조달청은 하도급지킴이 이용 활성화를 위해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도급지킴이 이용에 관한 업무 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약을 맺은 기관은 발주하는 건설공사 및 소프트웨어 용역에 하도급지킴이를 이용하게 된다. 조달청은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 연동을 지원하고, 조달수수료 감면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하도급지킴이’가 건설산업정보시스템(KISCON)과 지방재정관리시스템(e-호조)과 연계된다. 이렇게 되면 수요기관(발주처 및 원도급사) 및 조달업체(하도급 또는 재하도급)의 대금 지급정보와 계약정보 등이 어느 한쪽만 입력해도 전 시스템에서 고용할 수 있다.

조달청은 또 연내 발주기관이 지급한 노무비가 분리(자동)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발주기관이 노무비를 지급하면 원도급자 및 하도급자의 결정과 무관하게 자동으로 노무자에게 지급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조달청은 발주자와 원도급자·하도급자가 합의하면 공사비 중 건기임대료나 노무비 등의 인출을 제한하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추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8월에는 이용자 친화적인 매뉴얼을 제작하고, 맞춤형 방문 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조달교육원에 하도급지킴이 실무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정재은 조달관리국장은 “하도급지킴이 이용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문화가 조성될 것”이라며 “공공사업의 하도급지킴이 이용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건기대여료 전자지급시스템 도입현황=건기임대료 체불을 방지할 전자지급시스템은 2012년 12월 서울시가 ‘대금e바로’를 선보인 게 처음이다. 건기임대료를 발주자가 구분해 지급하도록 한 것. 체불이 극심해지자 건설산업 내 약자인 대여업자들의 피해를 줄이겠다며 취지였다. 그리고 1년 뒤인 2013년 12월 조달청이 ‘하도급지킴이’를 시행했다.

전자지급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며 임대료 체불에 따른 대여업자들의 피해와 고통이 줄고 있는 건 확실하다. 서울시가 건기대여자·자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0%가 ‘전자지급시스템이 체불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병기 전건연 사무총장은 “시스템에 따른 체불 감소를 피부로 느낀다는 회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자지급시스템 안착화도 차분히 진행됐다. 서울시 대금e바로의 경우, 2012년 도입 후 5년 만에 서울시 발주공사의 99.8%, 산하 자치구 발주공사의 92.0%가 대금e바로를 활용하고 있으며, 건설노동자 10만명, 건기대여·자재업자 2만8천명 등 약 15만명((2015년 12월 기준)이 혜택을 받았다.

조달청의 하도급지킴이 역시 활용도가 커가고 있다. 도입 초기 본지 취재에 따르면, 시스템 활용 3건, 사용등록기관 140여개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현재 이용기관은 총 308개. 이 중 지방자치단체가 199개로 가장 많고, 국가기관은 39곳, 준정부기관 18곳, 지방공기업 및 기타공공기관 각 12곳, 교육기관 및 공기업 각 10곳, 기타기관 8곳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대금e바로와 하도급지킴이 외에도 지자체나 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전자지급시스템이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15년 11월부터 ‘체불e제로’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천~충주(제1공구 노반), 성남~여주(신호설비), 경부선 원동천교 개량공사 등 3개 건설현장에 적용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든 철도공사에 사용하고 있다.

자치단체 중에는 ‘클린페이’를 사용하는 곳이 여럿 있다. 서울시 ‘대금e바로’를 개발한 업체가 만든 시스템. 경기 수원시·광명시가 사용 중(사용료 연 2천여만원 개발업체에 지급)이며, 경남 김해시·밀양시·거창군 △제주 제주시·서귀포시 △충남 당진시·천안시 △충북 청주시가 이달부터 사용하고 있다.

강원도와 경기도는 자체 전자대금지급지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이달부터 대금지급확인시스템을 가동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3월 행자부 승인을 받고 3개월간의 시스템 구축을 했다. 전라북도는 현재 대금지급확인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역시 올 말까지 대금지급확인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달 중 행자부와 협의를 마치고 시스템 도입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내년부터 도와 산하 시·군이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대금지급확인시스템 이용을 의무화한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건기업자와 건설노동자에게 대여료와 임금이 언제 지급될지 알 수 있으며, 체불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남은 전자대금지급시스템 문제점=전자지급시스템을 구축·운영해온 기관들은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개선노력을 해왔다. 하도급지킴이의 ‘키스콘’·‘e-호조’ 연계, 건설사의 대여료(임금) 인출제한과 적용 기준 마련 등의 개선들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전자지급시스템에는 여전히 구멍이 있는 것으로 건기대여업계는 보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우려가 임대차계약의 등록누락 가능성.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계약자체를 신고(등록) 하지 않으면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

경기 남부의 한 건기대여단체 회장은 얼마 전 회원들의 전자지급시스템 등록현황을 조사하다 일부 회원이 누락돼 있었던 것을 발견했다. 건설사를 찾아가 따져묻자, 건설사는 “업무가 미숙해 그리됐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누락여부를 당사자를 포함해 원도급사나 발주처 등이 모르고 있다는 점. 이 단체 회장은 “만약 해당 건설사가 부도를 내거나 도주했을 경우 누락 건기업자는 체불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급시스템 관련업무를 맡았던 한 지자체 공무원 역시 누락을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현장에 투입된 건기의 전자지급시스템 등록 여부를 한 대씩 전부 확인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누락여부 판별이 어렵다는 증언.

이같은 등록 누락의 원인으로는 부실한 감리·감독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도에서 토공 전문건설업을 하는 김씨는 “감리자 1명이 20여개 공사현장을 맡고있는 실정”이라며 “건기 전자지급시스템 누락 확인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주처의 의지 부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건설사 직원 1만여명이 가입돼 정보를 공유하는 국내 한 온라인 카페. 하도급지킴이 질의가 수시로 올라오고 있으며 발주처의 빈약한 의지를 지적하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입찰공시에 하도급지킴이 사용이 명시돼 있지만, 발주처 담당자가 하도급지킴이를 모르더라”, “하도급지킴이 전용계좌를 등록해 놓고 대금은 기존대로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있다.

 
대여업계 제도정착 실천노력 필수

 
△전자지급시스템 정착을 위한 제언=핵심은 두 가지. 하나는 전자지급시스템 시행·관리 기관의 의지. 또 하나는 건기대여업자의 인식변화.

우선 시행기관의 의지를 높일 ‘현장 책임관리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담당 업무를 구분해 문제발생시 담당자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 1994년부터 도입된 책임감리제와 같은 취지로 보면 된다. 책임감리제는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 대신 민간에서 공사를 감시토록 한 제도로, 공무원과 업자의 결탁을 끊을 취지로 도입됐다.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보면(한국건설기술원), ‘부실 방지 및 품질 향상(66.7%)’, ‘안전사고 예방(61.1%)’ 등이 있다.

하지만 책임감리제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도 있다. 현실적으로 감리사가 현장을 모두 지켜보지 못하기 때문. 또 감리업체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저가낙찰, 시공사 눈치보기나 ‘짬짜미’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사고 발생시 공기관이나 발주처가 1차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도 허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부정 요인을 해소하려고 제안한 게 현장 책임관리제. 발주처부터 건설사, 감리자, 그리고 현장 노동자까지 모두가 건설공사에 대한 나름의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인데, 더 중요하게는 관리책임을 분명하게 명시해 지도록 하는 것이다.

체불담당부서 신설도 건기대여업계가 주목하는 사안. 지자체마다 체불센터(조례)를 운영하지만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운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성춘 안양연합회장은 “체불을 담당하는 부서를 두거나 담당 공무원을 배치하면 건기대여료뿐 아니라 하도급대금부터 건설노임까지 체불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라 제안했다.

건기대여업자들의 전자지급시스템에 대한 인식변화도 요구된다. 누락이 생기면 건기대여업자 이를 확인하고 시정을 요청하는 태도를 갖는다면 제도의 허점을 막을 수 있기 때문. 최춘식 경남연 회장은 “동료를 경쟁자로 대하고 건설사의 불공정한 압력을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제도만으로 체불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낙후한 환경을 개선하고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업계 공동 인식과 노력, 그리고 개개인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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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7 [13:19]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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