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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산업 '글로벌톱4' 향한 주춧돌 놓다
[기획] 건설기계공학, 그 길을 열다...'전문인력양성' 2년 열매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8/02 [14:21]
건품연, 인하대·군산대·울산대 협력
원천 부품기술 확보 위한 필수노력

 
국내 첫 건설기계공학 석사가 탄생했다. 2015년 국내 처음으로 대학원에 건설기계학과가 개설되고 2년만이다. 산업발전의 근간으로 산·학·연을 꼽는데, 건기제조산업에는 학문이 빠져 불균형을 보였다. 그래서 시작된 게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한 건설기계R&D 전문인력사업. 그 결과 초보적 건기 연구개발 인력이 탄생한 것이다. 본지가 건기 전문인력 양성 현장을 취재했다.

 
△건기R&D전문인력양성사업 첫 석사=산자부가 2015년부터 추진한 ‘건기R&D(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사업’(이하 건기인력양성)이 차질 없이 진행돼 오는 8월 첫 졸업생이 탄생한다. 2015년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2년만이다. 주인공은 인하대 대학원생 안준욱(남, 30세, 지도교수 이철희)씨. 기계시스템 학부를 졸업했는데, 고향은 대구다. 인하대에서 석사과정을 시작하며 가족이 모두 인천 청라로 이사했다. 1남1녀 중 장남.

안씨는 석사과정에서 다물체 동역학 해석과 입자 동역학 해석을 공부했다. 국제공인학술지와 윤활학회지에 연구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졸업을 앞두고 경기도에 있는 한 완성 건기업체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 진로를 확정짓지 않은 상태. “건기특화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침체된 건기 연구개발분야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건기인력양성은 건기부품연구원(원장 윤종구, 이하 건품연)이 주관하고 인하대와 군산대가 협력해 건기공학과를 개설하면서 본격화 됐다. 건기인력양성은 글로벌 기술추세에 대응할 전문연구인력을 공급할 취지의 특성화 대학원을 선정·운영하는 사업이며, 산업중심지(서울/경기, 충청/전라, 경상)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기인력양성이 우리 업계에 생소한 건, 자동차나 조선 등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건기산업의 위상이 낮은 탓. 그러다보니 연구인력 양성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도 사실. 산자부의 기계로봇과 한 관계자는 “건기산업은 수출이 70%가 넘는 국가 효자산업임에도 타 산업에 비해 제도와 지원에서 소외돼 왔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기인력양성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건기인력양성은 2020년(2월)까지 진행되며, 올해로 3년차인데 올 하반기부터 울산대도 참여한다. 대학원생들은 전액 학비와 교재를 제공받는다. 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등 완성건기업체 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 산학연을 아우르는 고용연계 인프라를 통한 취업난 해소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건품연은 특화된 건기R&D 전문인력을 양성해 한국의 건기산업이 ‘글로벌 톱4’ 목표를 이뤄갈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수출 효자산업인데 인력양성 허술

 
△양성사업 현황과 평가=산자부는 건기인력양성 사업으로 5년간 1백명의 인력을 양성해 80%를 취업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산자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데는 건품연 역할이 컸다. 2014년부터 사업을 구상해왔고, 산자부에 예산지원을 끈질기게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건품연에 따르면, 애초 계획은 수도·호남·영남권 대학에 건기학과를 개설해 교육을 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예산을 적게 확보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2구역으로 나눠 시작했다. 인하대와 군산대가 시행기관으로 선정됐고, 건품연이 주관기관이 된 것.

건품연은 사업을 전담할 기구를 별도로 구성했다. 기업지원본부 내 기술교육센터를 설치한 것. 최준묵 건품연 기술교육센터장은 “이 사업은 차세대 건기산업 관련 석·박사급 R&D 전문인력을 양성해 건기산업계로 진출하도록 할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전문인력을 통해 건기산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건기제조산업 매출액은 110억불(2015년, 한화 12조7천억원). 세계 건시지장 점유율 6.1%로 6위 수준. 생산규모로도 2003년부터 10년 새 3배가 넘는 고성장을 했다. 반면, 기술수준은 별 진척이 없다. 건기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기술수준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있으며, 핵심 원천기술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며 “선진국을 뛰어 넘고, 뒤쫓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고급 기술인력 양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하대와 군산대는 2020년까지 정부지원을 받는다. 올해는 14억3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인하대와 군산대는 민간투자도 받았다. 인하대는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8천여만원의 현물지원, 군산대도 중견기업 몇 개로부터 1억여원의 현물과 4천여만원 상당의 현금을 지원받았다.

인하대에는 현재 20명의 재학생이 있다. 이 가운데 재직자생(등록비 50% 지원)이 3명이다. 재직자생 3명은 두산인프라코어와 오성이엔지 그리고 엘에스엠트론에서 근무 중이다. 졸업을 앞둔 안준욱 학생과 함께 1기로 입학한 이충근씨를 포함해 2명은 박사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장견학에 나선 인하대 대학원 건기공학과 학생들.

군산대에도 1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내년 2월 10여명의 석사과정 졸업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정헌술 군산대 교수는 “3차년도를 맞으며 건기공학과가 많이 알려져 지원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산학협력을 통해 건기관련 공동과제를 해결하는 등 건기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후기부터는 울산대도 참여한다. 4월 건품연으로부터 건기인력양성 사업 동남권 대학으로 최종 선정됐기 때문. 울산대는 2017년부터 2020년(2월)까지 10억여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울산대 총괄 연구책임자인 양순용 교수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과 연계한 기계공학이 강점인 울산대에 차세대 건기R&D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원을 개설한 만큼, 건기 고급인력양성으로 ‘글로벌 톱4’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건기인력양성 사업 석사과정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건기특화과정(△유압공학 △다물체 동역 △제어공학 △메카트로닉스 △하이브리드 △센서 및 액추에이터 △전자제어), 건기현장실무과정(△생산·제조시스템 △신뢰성 및 최적화 △종합설계 △R&D 기획관리 전문가 과정 △실험장비 활용), 비교과현장실무응용과정(인턴십프로그램으로 산업현장 기업문화를 이해하고 실무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방학 중 3주(주5일) 운영) 등이다.

기업연계 산학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교수 주도하에 학생들이 팀을 이뤄 기업의 당면과제를 프로젝트로 도출해 수행하게 된다. 프로젝트 분야는 친환경대응, 신뢰·내구성, 안전·편의, ICT융복합, 성능평가 등이다. 안준욱 학생의 경우 수산중공업과 접이식크레인을 통한 다물체동역학을, 현대건기와 휠로더를 통한 기종별 해석기법(입자 동력학)을 산학과제로 공동 연구했다.

산학프로젝트를 통해 기술개발을 하고, 사업을 통해 양성되는 인력을 채용하는 컨소시엄 기업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인하대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 엘에스엠트론, 수산중공업, 현대건기 등 20개 기업. 군산대는 한국기계연, 지멘스인더스트리, 에버다임, 대모엔지니어링, 진우에스엠씨 등 13개 기업이 참여한다. 울산대는 볼보건기, 엠에스정밀, 명성공업, 두산모트롤 등 9개 기업과 협의 중에 있다.

세 대학은 올 후기과정 학생을 모집 중이다. 2년제 석사과정이며 등록금은 전액지원(재직자는 50%)된다. 자격은 국내외 정규대학 학사학위자 또는 취득예정자다.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서 모집요강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플랜트 등과 비교 ‘초보수준’

 
△과거 건기산업 전문인력 양성은?=지금까지 전문 인력양성이 전무했다. 자동차산업이 대학과 대학원내 자동차학과·기계자동차공학과를 시작으로 자동차학부로까지 학문영역을 확대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건기산업이 독립적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력양성에 소홀했다는 반증. 일반기계산업 연구인력 비율이 2.5%인데, 건기산업은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걸 봐도 알 수 있다.

산자부의 전문인력양성 사업도 타 산업에 뒤진 상황. 산업계 우수인력 공급과 대학원 교육과정 개편 등을 통해 엔지니어링, 나노, 해양플랜트 등 주요 업종별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전문인력양성사업은 1995년 지원을 시작, 그동안 기술인력양성, 산업현장 인력 재교육 등을 추진했으며 지난 20년간 약 834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사용했다.

해양플랜트산업의 경우, 2014년 산자부가 3개 대학 및 1개 협회를 지원했다. 그 결과 학부 및 석박사 장학금 지원 170명 이상, 해양플랜트 전문교원 채용 3명, 신규교과목 20여건 신설, 국내외 실습·인턴십 및 산업체견학 60명 이상 등 1년간 많은 성과를 냈다.

엔지니어링산업 역시 2011년부터 전문인력양성 사업을 시작했고, 전문대학원 1개 대학 지원 결과 국내석사 59명, 국외석사27명을 배출했다. 또한 추가·별도 엔지니어링개발연구센터를 통한 30억원 규모의 ‘산업수요형 산학프로젝트 공동수행’을 지원해 산학협력 프로젝트 발굴?매칭(14년 29건) 및 석사급 인력양성(14년 100명) 지원을 하기도 했다.

그에 비해 건기산업에서 그간 인력양성이 이뤄지지 않은 건 대기업으로 집중된 산업특징과 R&D 투자부족이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건기산업체 359개 중 100인 미만의 기업은 337개다. 반면 500인 이상은 4개. 4개 대기업의 생산액의 60%를 넘을 만큼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것이다.

대기업들은 석·박사급 고급인력을 채용해 계열사에 배치한다. 건기전문인력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것. 중견·중소기업은 건기만을 다루지만 여력부족으로 전문인력을 키우기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건기 부품생산 기술을 해외에 의존해야 했고, 건기제조기술 발전을 더디게 했다. 군산대 한 교수는 “건기 핵심 부품중 하나인 유압펌프모터는 유럽과 일본제품을 이용하고, 외형인 실린더만 국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핵심기술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인력 부족은 중소기업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로 불거진다. 경남에서 펌프·모터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인력양성이 안되니 중소업체가 인력난에 시달리며, 고급인력 채용이 불가피해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의 R&D 투자부족도 전문인력 양성을 더디게 했다. 건기산업에는 2011년 이후 250억원 규모의 정부투자가 진행됐는데, 170억원이 기반구축에 사용되고 기술개발에 80억원만 투여됐다.

기업들의 R&D 투자도 부족하긴 마찬가지. 세계 최고 수준의 캐터필러 R&D투자액이 14억달러인데, 국내 건기업체 R&D 모두를 합쳐도 1/10수준인 1.8억달러에 불과하다. 산자부가 밝힌 ‘2012년 기업 R&D투자통계’ 상 자동차산업 4조6300억원과 비교해도 형편없긴 마찬가지다.

세계 건기시장 규모는 1990억달러(한화 2백10조원대)인데 성장세다. 미국, 유럽, 일본, 그리고 중국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대륙간통계위원회는 2020에는 2300억불, 2030년에는 4000억불로 세계 건기시장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린·스마트시대, 차세대기술 ‘특명’

 
한국 건기기술은 선진국에 뒤진다. 산자부가 2013년 12월 공개한 ‘산업기술수준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대비 79.8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미국을 100으로 놓고 조사한 것인데, 일본과 유럽이 97.3, 중국이 69.4다. 건산협의 ‘국제경쟁력 분석자료’(지난해)에 따르더라도,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110~120(5포인트 만회기간이 1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3~4년 뒤지는 셈), 중국은 85~90(한국에 2~3년 뒤짐) 수준.

세계 건기산업의 기술개발현황을 보면, 친인간 지능형 기술과 친환경 기술, 그리고 극한작업용 고성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원격제어와 하이브리드 엔진, 배기가스 감축, 경량화와 장수명화, 재활용을 통한 자원절약, 생산·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고압·고기능화 등이 핵심이다.

따라서 선진 건기국과 기술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한국은 건기 부품산업의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해결해야 한국 건기산업이 ‘세계 톱4’로 진입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건품연 한 관계자는“글로벌 건기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린카와 스마트카 등 차세대 건기생산 기술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부품업체의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면 선진국과 기술격차는 더 커지고, 결국 해외기술에 종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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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과라 고민했는데, 전과 잘했어요”
안준욱 인하대 건설기계공학과 석사 예비졸업생 인터뷰

-졸업하는 소감은?

△건기공학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유압을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는데, 어떤 조건에서 어떤 작동을 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산업계 실무자와의 공동 과제수행은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필요로 하는 직접적 경험이었습니다.

-인하대 건기공학과 석사과정을 선택한 이유는?
△고향인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며 기계시스템을 전공했습니다. 공부를 더하고 싶었죠. 그러다 가족이 인천으로 이사하게 됐고, 집과 가까우며 인지도 높은 인하대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처음 기계공학과로 입학을 했는데, 교수님 추천으로 건기공학과로 전과했습니다. 전과할지를 놓고 고민했는데, 전문적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는 학교 설명을 듣고 결심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들도 긍정적으로 보더라고요. 한국건기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고, 시장도 커지는 상황이라 괜찮게 보신 것 같습니다.

 -공부하며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실에서는 수동적 자세로 수업에 임했다면, 현장 실습(연구)에서는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서 알아야 하고, 틀린 것이 있으면 반드시 수정을 해야만 과제를 처리할 수 있거든요. 한 만큼 돌아오더라고요.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해외 견학 프로그램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건기분야만이 아니더라도 선진 문화와 기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신설되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차세대 건기기술은 꼽는다면?
△한국 건기업계는 세계적 건기업체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벤치마킹이 아닌 기술개발과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무인건기나 친환경 건기 등이 차세대건기로 우리에게 다가 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경기도의 한 완성건기업체로부터 입사제안을 받았습니다.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이지만 좀 더 큰 꿈을 가져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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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02 [14:21]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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