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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없는 배터리 구동 건기 출현 ‘눈앞’
[기획] 전기 건설기계, 그 앞날은? 3년 안에 건기시장 20%대체 전망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9/01 [15:16]
볼보·현대 중소형굴삭기 내년 출시
전기덤프 1~2년새 시장출시 예고
 
전기건기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독일에선 2030년, 영국에선 2040년 전기차만 판매한다고 하니, 그보다 조금 늦을지 모르나 전기건기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형 전기건기는 이미 중대형굴삭기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내년이면 볼보와 현대건기가 소형과 중형 배터리형 굴삭기를 출시한다고 한다. 배터리형 전기건기시대가 10~20년이면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전기건기의 앞날을 전망한다. /편집자

 
△전기굴삭기 기술·개발계획=볼보건설기계(이하 볼보건기)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볼보그룹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100% 전기로 작동하는 세계 첫 소형 전기굴삭기 ‘EX2’를 공개했다. 이 회사의 올해 브랜드(건기·트럭·버스) 연구 주제는 ‘미래 도시의 교통’이었다.

EX2는 19㎾h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 두 개를 사용하는 전기굴삭기.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한 번 충전에 8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한결 가벼워졌다. 소음도 기존 제품의 1/10수준이어서 도심 작업에 적합하다. 조만간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2개발은 볼보건기와 프랑스 정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시작됐다. 전기굴삭기 개발을 목표로 볼보건기를 포함한 7개 기업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700만 유로(한화 91억원)를 지원받아 2012년부터 3년간 진행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95% 줄이면서, 제품가격은 25% 낮추는 걸 목표로 했다.

볼보건기는 사업종료 뒤 추가연구를 통해 EX2를 개발했고 관련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부터 전기굴삭기를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비터(Thomas Bitter) 포트폴리오 부문 수석부사장은 “EX2는 혁명”이라고 언급하고, “성능저하 없이 배기가스오염 배출을 완전히 제거했고, 현저히 낮은 소음과 유지비를 자랑한다”며 “볼보는 업계를 선도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전기동력화 및 건기지능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이하 현대건기)도 전기굴삭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1년 지식경제부가 추진한 건기분야 원천기술 확보와 에너지절감·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21톤급 전기굴삭기 개발’에 참여했다. 현대건기(당시 현중)를 포함한 4개 기업과 한국기계연구원 외 2개 대학이 주관한 이 국책사업은 2016년까지 5년간 진행됐다.

현대건기는 이 연구에서 전기굴삭기를 향한 배터리팩 제작 및 대용량 배터리 충전제어 알고리즘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도심ㆍ지하 등 환경 및 소음 규제가 적용되는 현장에 사용되는 전기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18년 양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기는 2010년 11월 케이블 전기굴삭기 시판에 나선 바 있다. 케이블로 전기를 공급하기에 시간제한은 없지만 이동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고철처리 또는 광산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연료비를 70% 가까이 줄였고(연간 1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연료비를 3천만원으로 감소)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며, 진동과 소음도 크게 줄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아직 전기굴삭기 개발에는 미온적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굴삭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작동원리가 비슷하다. 디젤 엔진에 전기모터가 추가 장착된다. 2011년 처음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선보였고, 2014년에는 연비를 35% 향상시킨 제품을 출시해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볼보 소형 전기굴삭기 ‘EX2’ 곧 출시

 
△전기 덤프트럭 기술 및 개발계획=전기 덤프트럭도 곧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은 개발단계이며, 해외 기업들은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차)는 연비·안전·친환경이라는 3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상용차 연비를 최대 30% 높이는 전기상용차 개발 3단계 로드맵을 내놓았다. 우선 압축천연가스·액화천연가스 등 대체연료 적용 차량을 개발하는 게 첫 번째. 2단계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상용차에 탑재한다. 마지막은 전동화 기반의 무공해 전기차,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하는 것.

현대차는 전기버스와 수소전기버스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런 친환경 기술력을 소형 상용차와 대형 트럭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재영 상용사업본부장은 “상용차에 첨단 안전장치와 신기술을 적용하고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을 개발ㆍ공급해 고객과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여러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단계라면, 해외 기업들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임러트럭은 지난해 9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상용차 박람회 ‘2016 IAA’에서 26톤급 전기트럭인 ‘어반 e트럭(Urban eTruck)’을 공개했다. 212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1회 충전시 200km를 달릴 수 있다. 최대 출력·토크가 동급 디젤엔진과 비슷한 수준.

다임러트럭은 2010년 1세대 전기트럭인 3.5톤급 e칸터(eCanter)를 개발했고, 2014년 6톤급 2세대 모델, 2016년 7.49톤급 3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자회사인 미쓰비시후소는 주행거리를 늘린 3세대 준중형 전기트럭 e칸터를 공개하고 내년 하반기 미국, 유럽, 일본에 출시할 계획을 내비쳤다.

볼보트럭 자회사인 맥트럭도 지난해 6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엑스포에서 파워트레인 제조업체인 라이트스피드와의 협업으로 전기트럭을 공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만트럭은 지난해 마그나슈타이어와 합작으로 순수 전기 세미 트레일러를 독일 상용차박람회에 출시한 바 있다. 2018년까지 TGM시리즈의 EV트럭을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7년 전기트럭 모델을 공개할 것”이며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의 상용차 제조업체 스카니아는 도로 위 전선과 트럭을 연결하는 팬터그래프 방식의 전기트럭을 개발해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스웨덴 교통당국에 따르면, 도로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용고속도로 ‘e하이웨이’에서 상용화가 입증되면, 이를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도 전기트럭에 손을 뻗었다. 오는 9월 전기트럭을 공개한다.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자신의 트위터에 개발 중인 전기트럭을 9월 공개한다고 언급했다. 2015년 6월 10년 계획을 담은 ‘마스터 플랜2’에서 언급했던 내용. 당시 머스크는 덤프트럭, 버스, 콤팩트SUV 등이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임러 3세대 전기트럭 내년 상용화

 
△전기건기 기술동향=전기건기는 내연기관을 전기모터로 대체한 제품. 고유가와 환경오염 문제를 완화할 수 있어 친환경 건기로 불린다. 건기부품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기의 연간 유류 사용량을 연간 12조원대. 등록대수가 자동차의 2%에 불과한 건기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22%. 이 문제를 해소하는 전기건기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같은 취지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건기는 엔진과 전기모터 두 동력을 같이 사용하다보니 동력 제어가 쉽지 않고, 엔진 외에 모터·인버터·배터리 등을 추가 장착해야 하기에 공간적 배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디젤연료를 사용하기에 배기가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제조업계가 전기건기 개발에 몰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건기는 일본 히타치가 2006년 리튬이온 배터리 구동 시제품을 전시회에 출품하며 알려졌다. 7톤급 소형굴삭기로 약 1시간 안팎의 작업이 가능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의 테렉스는 전기를 케이블로 공급하는 건기를 개발·출시했다.

고가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케이블 구동형 전기건기가 배터리형 보다 앞서 상용화 됐다. 하지만 케이블 전기건기는 한곳에서만 작업을 해야 하는 이동제약 때문에 건설현장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터리 성능이 크게 향상되는 추세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에는 성능이 지금보다 3배 증가되고, 수명이 5배 증가되는 배터리가 실용화될 예정이다. 2030년에는 성능이 7배인데 가격은 1/40로 떨어지는 배터리가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건기의 핵심 기술은 세 가지. 전기동력, 전기·유압구동, 에너지회생 시스템. 전기동력시스템은 배터리 전력을 전기모터로 전달하는 전력변환 기술. 전기·유압구동시스템은 메인컨트롤밸브와 유압펌프를 전자제어식 유량제어 밸브와 전자제어식 유압펌프로 대체하는 기술. 에너지회생은 건기 작업시 유압에너지를 발전기 또는 축압기로 회생시켜 전기 또는 유압 에너지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전기건기 시장은 아직은 미미하다. 소형 전동지게차가 물류현장에서 활용되는 수준. 건설현장에는 아직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기건기 확대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건설언론사인 ‘인터내셔널 컨스트럭션’은 전기건기가 내년에 세계건기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3년 뒤인 2020년에는 20%까지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참고로 자동차의 경우, 독일이 2030년, 영국이 2040년 내연기관용 차를 판매 금지키로 결정했다. 프랑스는 영국을 따라가겠다고 선언했고,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도 2025년경부터 휘발유·경유차 판매를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2030년 전차량을, 중국은 2030년 신차의 70%를 전기차로 대체할 목표를 세우는 중이다.

 
전기건기 법제손질·정책마련 시급

 
△전기건기 법제 및 정책지원=전기건기의 상용화가 내년으로 예상되고, 그 비중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법제와 지원·육성 정책은 전무한 수준이다.

먼저 전기건기의 근거규정과 분류부터 애매하다. 건기관리법(동법 시행령 제2조 별표1)을 보면, 굴삭기의 경우 “무한궤도 또는 타이어식으로 굴삭장치를 가진 자체중량 1톤 이상인 것”으로 구분한다. 덤프는 “적재용량 12톤 이상인 것”으로 나눈다. 타이어와 궤도식이냐는 것과 중량 그리고 어떤 작업장치를 장착하는지에 따라 건기를 27개 기종으로 구분한다. 어디에도 전기 관련 규정은 없다. 전기건기가 상용화되면 전기식과 엔진식을 구분해야 하는데, 그 근거가 없는 것이다.

상용화된 전동지게차도 건기로 편입되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건설현장에 사용되지 않는데 건기로 봐야 하느냐는 논란이었다. 결국 2014년 7월 건기로 편입시키고 관련규정에 “전동식 솔리드타이어를 부착한 것”이란 문구를 삽입했다.

전기건기의 안전검사 법제도 없다. 검사기준은 건기관리법 시행규칙 제27조 별표8에서 규정한다. 원동기, 하체부, 차체, 작업장치 등을 세분화해 검사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건기 관련 기준은 없다. 관련 기준을 정하려 해도 적정성여부와 관련한 기술적 의문을 쉽게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건기 정비도 난제다. 인프라가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 당분간 제조업체 서비스센터만 가능할 텐데, 대기자가 밀려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 정비업계는 전기건기 상용화 초기 수요가 없는 고가의 검사장비 구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기건기 개발과 진흥 법제도 전무하다. 자동차의 경우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을 통해 정부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덤프·펌프·믹서트럭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그 외 건기는 법률에 제외돼 있다. 정우택 의원(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 2013년 8월 ‘환경친화적 융복합 건설기계의 개발촉진 및 보급확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다.

전기건기 구매지원책도 없다. 전기차의 경우 2600만원(정부 1400만원 + 지방정부 최대 12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한정 예산 안에서 이뤄지지만 앞으로 규모를 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

하지만 전기건기 지원책은 아직 없다. 배기가스 절감 정책으로 경유엔진을 전기엔진(케이블 구동형 전기굴삭기)으로 변경시(교체 비용의 40%) 지원해주는 것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클린사업 보조금으로 1.5톤 전동지게차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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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01 [15:16]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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