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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투자 10%그쳐, 업계 관심 못 끌어
[기획] 경산 건기부품특화단지 들춰보기, 2019년까지 9천억 투자사업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9/15 [22:18]
융복합센터와 R&D 구축은 진행중
기업투자전문단지 90% 분양 안돼

 
2019년까지 7년간 9천억여원을 들여 경산에 추진 중인 건기부품특화단지(아래 사진) 조성사업. 인프라·연구기반조성에 정부·지자체 혈세투자는 그런대로 이뤄졌지만, 사업비의 80%를 충당할 기업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본지가 그 현장을 살펴봤다.

 
△사업진행 5년 후 지금 어디?=건기특화단지사업은 2009년 사업기획, 2011년 한국개발연구원 주도 타당성 조사, 2012년 최종확정 순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본지 확인결과, 애초 계획과 달리 사업이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 투자는 이뤄지고 있지만 전체투자의 80%를 담당할 건기업체들의 참여가 거의 없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혈세 낭비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3가지 사업 중 가장 큰 우려는 99만8000㎡의 (건기)기업전문단지 설립계획. 총 사업비(8851억원)의 80%(7094억원, 국비·지방비 1천5백억원)가 민간자본으로 진행되는데, 건기업체 분양률이 10%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부지 90%가 비어있는 셈. 건기부품재제조협회가 협동화단지를 구축, 회원사 10개가 입주한 게 전부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5차 분양계획이 있지만 전망이 좋지 않다. 건기재제조협 회원사 일부가 참여하는 것 외 지원 기업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업계와 사업을 주관하는 산자부와 광역·기초 자치단체들은 건기제조산업 침체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를 우려해서 한국개발연구원은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 때 건기특화단지의 위험요인으로 민자조달 어려움을 꼽았다. 민자 의존도가 너무 높아 성패여부가 민간자본 유치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북도는 최근 건기특화단지에 공작 및 일반기계업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사업내용을 변경했다.

건기특화단지와 달리 경산지구 내 금속 자동차 등 타제조업 단지들의 경우 기업입주가 활발하다. 지난해 6월 3차 분양결과, 총 43개 필지 중 37개 필지에 46개 기업이 입주를 신청했다. 사업시행사인 경산지기산업개발(주) 관계자는 “1시간 내 거리에 구미(LG전자), 포항(POSCO), 창원(두산중공업), 울산(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글로벌 기업이 있어 산업인프라가 좋다”며 장점을 강조했다.

다만, 핵심 3가지 사업 중 나머지 2개인 국비와 지방비로 추진하는 건기융복합센터와 R&D센터 구축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건기융복합센터 구축사업은 지연되고 있으나 순항중이다. 11만㎡ 내 761억원이 투입되는 종합실차시험장은 외부시험장 6개소, 모듈 단위 및 대형실차 단위의 성능시험을 위한 시험동 2개소로 나누어 구축되고 있으며, 실차성능측정 등 총 34종의 장비(장비 구축비 340억원)가 들어온다.

또 시험평가센터(구축비 237억원)에는 건기 핵심부품인 유압 관련 벤치시험과 소재, 정밀형상 측정 등을 지원하는 센터로 부품과 모듈 성능을 시험하고, 소재 시험분석, 형상측정을 위한 장비 39종(장비 구축비 185억원)을 갖춘다.

건기융복합센터가 구축되면 완성건기부터 부품에 이르는 시험·평가·인증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획대로라면 완공됐어야 하지만 지연돼 내년 하반기부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자부의 2012년 ‘건기특화단지 제안서’에 따르면, 2012년 건기융복합센터 부지매입·설계, 2015년 공사·장비구축, 2016년 센터운영 계획이었다.

 
융복합 및 R&D센터 구축은 ‘순항’

 
융복합센터 준공이 늦어진 데는 토지보상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2013년 6월 공고했으나, 시행사측이 보상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해 1차로 지연됐다. 2014년에는 일부 토지·건물 소유자가 보상금 인상을 요구해 늦춰졌다. 2015년 4월(사업 시행후 3년 뒤)에야 건기특화단지 기공, 융복합센터 준공이 이뤄졌다.

 
▲ 건기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 건설기계신문

건기특화단지의 세 번째 핵심인 건기부품 품질개선 및 기업지원·연구개발 사업은 무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건기용 60~80kW급 서보모터 구동에 의한 가변용량형 양방향 피스톤 펌프 개발’이 지난해까지 3년간 진행됐으며, 같은 기간 ‘토목공사용 All Casing 공법을 위한 직경 2.6m(100inch)급 차세대 고성능 Rotator 시스템 국산화 기술개발’도 이뤄졌다.

또한 품질고도화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주관해 2013년 2개 기업, 2014년 7개 기업(신규 6개, 계속 1개), 2015년 6개(신규 3개, 계속 3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유공압건기학회와 대구대·대구가톨릭대가 건기관련 정규과정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체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3개 핵심사업과 별도로 건기특화단지에는 건기융복합설계지원센터(이하 설계지원센터)가 조성된다. 건기특화단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생산기술원 건기센터가 6월 입주해 업무를 시작했다. 사업비 294억원(연면적 3305㎡ 규모)을 활용, 건기부품 융복합 설계 및 해석기술을 지원하는 연구기관 역할을 한다. 건축비를 제외한 240억원을 설계장비 구축과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지원에 투입한다. 센터가 구축되면 설계와 해석, SW 및 분석을 위한 고가의 첨단 장비 48종이 구비된다.

△차세대 건기부품특화단지란?=건설기계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세대 건기부품특화단지조성사업. 경북도가 2009년 7월 신청, 2011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투자대상으로 최종 확정되고 진행 중인 사업이다. 2019년까지 7년간 총 8851억원이 투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북도, 경산시가 사업주체.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대경지역본부 건설기계기술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건기특화단지사업은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 경산지식산업지구(이하 경산지구, 경북 경산시 하양읍과 와촌면 소월리 일대) 내 111만1천㎡ 규모로 조성중이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부품소재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을 근거로 두고 있다.

경산지구는 대구·울산·포항 등 자동차산업벨트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건기와 자동차 그리고 메디컬섬유산업 진흥을 취지로 세워진 것이다. 380만㎡ 면적에 1조363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단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 경제자유구역인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각종 세제혜택·재정지원과 주택·생활편의시설·의료시설 등 정주여건을 제공한다.

2008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당시 경산지구는 연구중심의 학원연구지구로 출발했으나 2010년 타당성 재검토가 이뤄졌다. 연구개발, 생산제조, 기업지원 등 혁신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지식산업단지로 변경된 것. 2012년 3월 (주)대우건설과 경북개발공사가 공동출자한 경산지식산업개발(주)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았다.

건기특화단지사업의 핵심은 크게 3가지. 건설기계부품의 시험·평가·인증 통합지원을 위한 건기융복합센터 구축(11만3000㎡), 건기 관련 기업·연구소 등이 집적화된 건기부품 기업전문단지 구축(99만8000㎡), 건기 핵심부품의 품질 개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과 연구개발 사업들이다.

사업 주관부처인 산자부는 건기는 전후방 연계발전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전략 산업이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 및 수출 동력화를 위해 기술지원 기반 구축과 연관산업의 집적화를 통한 산업고도화가 필요하다며 건기특화단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입주 10%, ‘함량미달’ 단지 우려

 
△건기특화단지 사업 평가=건기특화단지사업을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업 경제성이 좋다는 긍정적 평가부터 정치·지역색을 띤데다 건기제조업계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부정적 평가까지. 아울러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도 커지고 있어 참여기업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우선 건기특화단지사업의 경제성을 높이 평가한다. 경북이 자동차부품 소재와 성형산업, 기계부품 및 철강소재 생산 기반, IT융복합 산업이 잘 조성돼 있고 12개 대학과 170여개 대학부설 연구소, 12만명의 인력, 경북테크노파크 등 출연연구기관 4곳이 있어 단지가 들어서면 산·학·연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기와 자동차부품 산업이 발달한 창원·울산과 가까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건기특화단지가 본 궤도에 오르면 생산유발효과 1조4100억원, 부가가치유발 6230억원, 고용유발효과 1만2천여명을 기대한다고 한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건기산업이 수출 전략산업으로 급성장했지만 집적화와 연구개발, 인프라구축 등이 미흡한데다 전문시험인증센터가 없어 부품기술개발과 산업발전에 한계를 보였다”며 “경산에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기술기반이 확보돼 건기산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기특화단지를 통한 국내 건기업계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생산기술원 한 관계자는 “건기부품분야에서 우리를 바짝 뒤쫓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게 절실하다”며 “특화단지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높여 수출을 늘리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정적 의견도 크다. 산업 보다는 정치적 고려로 시작된 사업이라는 지적. 실제 건기특화단지사업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이는 경산시 지역구의 최경환 의원. 지경부 장관 퇴임 후에도 중앙부처와 기업을 찾아다니며 설득, 단지사업 유치에 산파 역할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지식경제부 장관(2009.09 ~ 2011.01)을 역임했고,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2014.07 ~ 2016.01)를 지냈다. 쥔 권력 만큼이나 건기특화단지사업에 국가 예산을 배정하는데 그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15년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는 예산결산소위를 열어 최 의원의 지역구 사업인 건기특화단지사업에 정부 원안인 220억원보다 420억원이나 많은 640억원을 책정해 의결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의 반대로 소위 노력은 무산됐고 예산은 정부 원안대로 결정됐다.

아울러 그간 진행된 경북지역 주요사업을 살펴보더라도 건기특화단지사업이 가장 순풍을 탄 것을 알 수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실세였던 최 의원의 힘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 산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사업 초기 건기제조산업이 활황이어서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걸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건기제조산업이 침체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맞아 안타깝다”고 대답했다.

 
업계여론 무시 ‘최경환 정치’ 열매는?

 
이같은 정치적 배경을 가진 건기특화단지사업은 또 하나 건기제조업계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문제도 노출했다. 서울에서 건기제조·수출을 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대구경북 외 다른 지역에서는 건기특화단지에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며 “사업 진행과 활성화를 지켜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건기제조단체의 한 간부도 비슷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건기특화단지가 잘 마무리돼 건기제조산업에 도움을 주면 좋긴 하겠지만, 정치·지역적 색채가 강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다수의 건기제조업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입주를 확정지은 건기업체들의 불만도 적잖다. 공사가 지연되고 입주날짜가 늦어지며 금전적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 대구에서 건기제조업을 하는 한 업체 대표는 “계약과 달리 입주가 지연되면서 현재 쓰는 공장을 매수한 업체와 약속을 못 지켜 계약금을 두 배로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업체도 대출이자를 물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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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5 [22:18]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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