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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정밀굴착, '스마트건설' 시작됐다
[기획] 드론·레이저 활용 건기조종, 작업 위치·양 계산 지시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10/02 [11:01]
조종 초보자 모니터보고 작업가능, 3개업체 2D 머신콘트롤 수입판매

 
토목현장을 드론·레이저로 측량하고 GPS를 활용해 땅을 굴착하고 고르며 포장하는 초입 ‘스마트 건설시대’ 문이 열렸다. 초보자도 시스템을 활용하면 숙련 조종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해외업체 3개가 국내에서 시스템 판매에 나섰다. 무인건기시대를 예고하는 징검다리 역할로 보이는데, 그 시스템(제품)의 효용성과 활용 현장을 취재했다.

 
△드론·레이저·GPD·센서 이용한 ‘스마트 건설'=세계 2위 건기제조사인 일본의 코마츠(komatsu). 최근 광고로 드론·레이저와 GPS·센서 등을 이용한 건설시공을 보여줬다. 이른바 ‘스마트 건설시대’ 입장을 선포한 것. “우리를 통해 스마트하게 건설하라”고 설계ㆍ시공사들에게 주문한다. 융복합시대 건설시장의 변화를 표현한 것이다.

광고를 보면, 드론이 땅 위를 날며 구석구석 촬영한다. 지상에서는 레이저가 360도 측량한다. 두 영상이 3차원(3D) 데이터로 전환돼 서버로 전송되면, 소프트웨어가 부지 면적을 계산하고 굴착할 양을 측정한다. 서버에서 설계도가 작성되고 시공 시뮬레이션이 돌아간다. 이어 필요한 굴삭기 등 건기와 시공기간, 비용 등이 산출된다.

이어 시공에 들어간 건기에는 각 부위에 센서와 GPS가 부착되고 조종석에는 손바닥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드론과 레이저로 측량된 3D설계안이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면 건기조종사는 그를 통해 어떤 작업을 어디에서 얼마나 해야 하는지 인지한다.

굴삭기가로 작업을 시작하면 센서를 통해 깊이와 각도 등이 디스플레이에 나타난다. 조종사는 더 이상 현장 기술자의 지시가 아닌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설계대로만 작업을 하면 되는 것이다. 코마츠의 자회사 ‘코마츠 렌탈’에 따르면, 건설시공을 건설사가 아닌 건기렌탈(대여) 업체가 맡게 된다.

건기의 작업과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건기의 연료량과 고장 여부 등 상태부터 현장의 작업현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건기의 이동 궤도로 운반 회수를 모니터링하고 작업량을 확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 건설’은 모든 과정이 가상공간인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지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정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에서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더욱 스마트해진다. 코마츠는 이를 실현하려고 2014년 미국의 드론제작 스타트업체(신생 벤처)인 스카이캐치에 투자했고, 그 뒤 건기에 제어 센서를 부착하고 있다.

 
‘절토제어시스템’ 국내 40억시장 형성

 
△절토제어시스템·머신컨트롤=일본 등 선진국 건설사들이 스마트 건설을 접목해 건설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에 대응해, 한국도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절토제어시스템’ 또는 ‘머신컨트롤’이다.

머신건트롤은 크게 2D와 3D(3차원)로 구분된다. 2D는 센서와 디스플레이로 구성, 건기 작업시 굴착 깊이와 사면 각도 등을 알려준다. 3D는 레이저와 GPS 등이 추가돼 건기 작업이 더욱 세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그간 굴삭기에 측량기사가 따라다니며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굴착할 지를 지시했다면, 이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업지시자가 필요 없게 된다. 4개의 센서(3개는 붐 1개는 본체 중간), 2개의 위성수신기(뒤편 상단), 1개의 모니터와 1개의 중앙컨트롤박스만 장착하면 된다.

굴삭기 조종사는 건설사로부터 시공도면이 담긴 USB스틱을 받아 모니터에 꽂는다. 모니터에 도면이 뜨며 어디를 굴착해야 하는 지가 표시된다. 작업을 시작하면 어떤 각도로 얼마만큼의 깊이와 양을 파낼 지를 모니터가 알려준다. 오차범위는 1~2cm 수준.

 
▲소끼아코리아의 탑콘 머신컨트롤을 장착한 굴삭기가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서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대로 작업을 하고 있다.     © 건설기계신문

굴삭기 뿐 아니라 타 건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불도저와 모터그레이더, 그리고 아스팔트피니셔에 장착할 수 있다. 아스팔트피니셔의 경우 도로의 각이나 높낮이를 구간마다 계산해 정교한 포장을 자동으로 해낸다.

불도저의 경우 노반공사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앞뒤로 움직이는 조종만 하면 자동화 장치가 노반의 높이를 원하는 구간에 맞춰 고르게 만들어 준다. 불도저의 블레이드(Blade, 일명 삽날)가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것이다.


△제어시스템 판매업체=국내에 진출한 머신컨트롤 판매업체는 센서와 GPS 그리고 레이저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 3개 해외업체가 경쟁중이다. 탑콘그룹의 한국법인인 ㈜소끼아코리아, 트림블의 국내공식딜러인 ㈜싸이텍코리아, 라이카의 한국지사인 지오시스템즈코리아가 그 주인공.

가격도 비슷하다. 2D의 겨우 1천~1천500만원, 3D는 7천~8천만원 수준이다. 건기대여업계에서는 2D 제품이 주로 유통되고 있다. 레이저와 GPS 등이 추가되는 3D는 가격이 몇 배로 비쌀 뿐 아니라, 시공사에 필요한 설계제작용으로 대여업자가 구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

2D 머신컨트롤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매년 30~90대 정도 판매된다. 1500만원 기준으로 연 90대가 판매되기에, 3개 업체를 종합하면 연 4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 걸로 추산된다. 3D의 경우, 건설사 몇 곳에서 구매·사용하고 있지만 보편화 돼 있지는 않다.

소끼아(탑콘 제품)는 A/S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18개월의 무상수리 기간과 본사 교육을 마친 A/S기술진들을 보유하고 있다. 싸이텍(트림블 제품)은 센서 보호를 위해 외부 재질을 철판이 아닌 알루미늄합금으로 설계했으며 버켓에 장착하는 센서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추가 브라켓(고정장치)을 사용했다고 한다. 지오시스템즈(라이카 제품)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한국 건설시장에 스마트 건설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측한다. 싸이텍 장석용 마케팅 매니저는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스마트건설이 시작됐고, 머신컨트롤이 보편화 돼 있다”며 “한국 역시 4차산업에 관심이 높고 Iot(사물인터넷)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곧 건설분야 접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 편리효율성 인정, 구매 부담

 
△절토제어시스템, 건기대여업계 평가=머신컨트롤을 구매하는 건기대여업자들은 그 편리성을 대체로 인정한다. 조종석 화면이 이끄는 대로만 굴착을 하면 되기 때문. △평탄작업 △관로공사 △터파기작업 △사면작업 △저수지준설 등을 할 때 시스템이 굴착 깊이와 각도 등을 제시하면 그대로 작업하면 된다. 서울의 이성일씨는 “적은 돈이 아님에도 머신컨트롤을 구매했다”며 “시스템을 따라하면 되기에 편리하고 신속하게 작업을 마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종숙련도가 떨어지는 초보 조종사에게 머신컨트롤은 더욱 큰 효용성을 가지고 있다. 30대 중반인 의정부의 박태준씨는 건기대여업자 겸 조종사다. 다른 직종에서 이직한 지 얼마 안돼 조종기술이 여의치 않다보니 작업 중 쫓겨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박씨에게 머신컨트롤은 구원자였다. 어느 위치서 어떤 각도로 붐·암·버켓을 움직여야 할 지를 시스템이 알려주기 때문. 그는 “머신컨트롤이 모든 조종 기술을 대신해주는 건 아니지만, 자신감을 주는 건 확실하다”며 “관로작업 때 공사과장이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했는데, 머신컨트롤로 작업을 마쳤더니 잘 한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머신컨트롤에 부정적 시선도 없잖다. 제품구매 부담이 커지기 때문. 이병기 전 서울자주식굴삭기협회장은 “여러 종류의 버켓 등 어태치먼트를 구비하는 것도 만만찮은데 비싼 머신컨트롤까지 구매하는 건 부담”이라며 “건기대여료는 수년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사업수익은 날로 떨어지니 걱정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설사들의 평가=머신컨트롤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영신디엔씨는 토목전문 건설사다. 토목 시공능력 50위 정도의 중견사. 삼성건설이 시공하는 이촌동 재건축 공사를 하도급, 국내 처음으로 굴삭기 절토제어시스템을 선보였다. 그 이후 40군데가 넘는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머신컨트롤을 주문받아 운용하고 있다.

영신디엔씨는 시스템을 장착한 뒤 작업시간이 단축되고 인건비가 절약될 뿐 아니라 안전사고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또 공기와 경비를 40% 가까이 절감했다. 180일 시공일수가 109일로 단축되고, 1일 공사면적이 250㎡에서 334㎡로 확대됐다. 작업인원도 100명에서 19명으로 줄었다.

영신디엔씨 한 관계자는 “건기 작업이 환경과 상태에 따라 다 다른 만큼 그에 걸맞은 조종 기술을 구사해야 한다”며 “이 장치를 장착하고 작업을 해보니 기술적 완성도가 최고라 할 정도의 시공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도 ‘스마트 건설’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3차원 영상을 구현해 실시간으로 공정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측량을 자동화하고 건기 굴토량 등 시공물량도 계산해낸다. 안전 관리의 허점을 사전에 파악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것도 시스템의 몫이다.

GS건설은 서울~문산 고속도로와 제2남해대교 등 대규모 토목 현장에서 ‘스마트 건설’을 적용하고 있다. 향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 건설사 기술본부 한 관계자는 “건설시장에 ICT 적용은 필수적이며,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해 공사 진행을 수월하게 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여섯배 부지 위에 2020년까지 10만호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 면적이 넓다보니 육안으로 공사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건 불가능. 드론으로 촬영해 공정을 파악하고, 발주처와 이를 공유한다.

 
종합렌탈사 출현 눈앞, 업계 긴장감

 
△장기 비전, 그리고 무인시공=건기대여업을 하는 김씨. 트레일러에 굴삭기를 싣고 공사현장에 도착해 굴삭기 이상유무를 점검한다. 이어 현장 담당자에게 USB(Universal Serial Bus)스틱을 받아 조종석 모니터 포트에 꽂는다. 모니터에 지도가 펼쳐지며 작업구간이 표시되고, 굴착작업이 몇 시간 뒤 어디서 끝난다는 정보가 이어진다.

김씨가 모니터 상단 ‘시작’ 버튼을 누르고 조정석 문을 열고 내려온다. 조금 지나니 굴삭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종석에 아무도 없는데 스스로 작업을 시작한 것. 작업지점으로 이동 파기 시작한다. 잠시 지켜보던 김씨는 현장을 떠난다. 미팅이 잡혀있기 때문. 외부 일을 마친 김씨는 전화기를 꺼내 버튼을 누르니 작업 중인 굴삭기가 나타난다. 동영상 밑으로는 얼마만큼 작업을 했고 얼마 남았는지가 표시된다.

스마트 건설시대를 예상한 가상의 이야기다. 하지만 머신컨트롤은 머잖아 무인 건기시공시대를 열 것이다. 영신디엔씨 한 관계자는 “현재와 무인시공 그 중간에 머신컨트롤이 있다”고 설명했다.

머신컨트롤 생산·판매업체들도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재욱 소끼아 코리아 대표는 “앞으로 건설산업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건설공법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건기 제작사들도 보폭을 맞춰 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한 완성건기업체는 이미 한 머신컨트롤업체와 OEM계약을 맺었다. 머잖아 머신컨트롤을 장착한 신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완성건기업체는 머신컨트롤을 자체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기대여업계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렌탈사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개인건기업자가 주류인 대여업계의 극심한 반대에 눈치를 보고 있지만 기회만 잡는 다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중. 모든 종류의 건기를 구비해 종합건기렌탈사를 세우고 일본·유럽처럼 건설사와 대규모 계약을 맺는 사업을 꿈꾸고 있다.

무인건기시공은 이런 종합건기렌탈사의 출현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기제조·판매업체 대표는 “한국에도 종합건기렌탈사가 생길 때가 됐다”며 “업계 상황을 주시하며 그 시기를 계산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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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02 [11:01]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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