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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조종사 구인 '하늘별따기' 사업애로
[기획] 건설기계 조종사 구인난 시대, 정부·업계 인력양성 공동노력을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11/10 [13:49]
숙련조종사 고령화로 업계 위기
일 들어와도 못해, 건기 놀리고
 
건기조종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업계의 말을 실감하는 때다. 그러다보니 많은 대여업자들이 조종사를 못 구해 건기를 묵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잦다. 이에 본지가 건기조종사 구인난 실태와 해법을 모색해봤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건기조종사 구인. 건설기계신문
△건기조종사 통계 분석
=국토부의 지난해 12월 건기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기 조종사는 112만5835명. 1종 대형면허로 조종이 가능한 덤프·펌프·믹서트럭 조종사는 뺀 수치다. 3톤 소형건기 면허로 농업용기계를 조종하는 39만명을 빼면, 60만여명이 47만여대(등록) 건기를 조종하는 셈. 조종면허로 건기 정비·매매업을 하거나 자동차업계에 종사하는 자를 제하면 건기조종을 하는 이는 절반이하로 준다. 30만여명 중 사업자겸 조종사인 ‘자차’(17만여명)를 빼고 고령자를 제외한 조종사는 그야말로 소수.

매년 조종자격 취득자도 줄고 있다. 최근 5년 주요 건기 조종면허 취득현황을 보면, 굴삭기의 경우 2013년 5.7%(전년비) 증가율에서 2014년 5.4%, 2015년 5.3%, 2016년 5.4%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기간 기중기는 3.0%->2.9%->2.4%->2.7%, 공기압축기는 17.2%->13.0%->10.7%->9.1%, 천공기는 117.1%->33.6%->14.3%->13.5%로 줄었다.

매년 건기조종면허 증가율을 2000년 초반과 중반으로 나눠 비교해보면 줄어든 추세를 보인다. 2001년의 총 건기면허수는 전년비 9.1% 증가율. 2005년 7.4%, 지난해에는 6.8%를 보였다. 구미대 특수건설기계학과 한 교수는 “한해 1백여명 졸업생이 건기조종면허를 따지만 건기분야로 진출(취업)자는 몇 안 된다”고 말했다.


△구하기 힘든 건기조종사=조종사 수급불균형은 대다수 기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굴삭기·천공기(항타기)·기중기·굴삭기업계가 가장 큰 구인난을 겪고 있다. 펌프카의 경우도 보조기사(자격은 없지만 숙련)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중 항타기 구인난이 가장 심각한 상황. 전국파일드라이버협동조합에 따르면, 조종사를 구하지 못해 건기가 멈추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웃 사업장 조종사를 웃돈 얹어 빼가는 일까지 잦다.

항타 조종사의 한 달 급여는 4~500만원 수준. 타 사업장에서 빼오려면 1백여 만원을 더 얹어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 김항경 수석부회장은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내기 위해서는 고임금을 치르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굴삭기와 지게차업계도 조종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 한 배차실의 경우, 보유 굴삭기 6대에 조종사 2명. 애를 써도 구할 수가 없다. 송파의 한 대여사업자도 10여대 굴삭기로 사업을 하는데, 조종사를 못 구해 임차문의가 와도 확답을 못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굴삭기와 지게차대여업계에 새로운 고용형태가 생겨났다. 비정규직인 ‘스페어’라 불리는 대리조종 비중이 커진 것. 굴삭기의 경우 더욱 그렇다. 16개시도 대부분에서 대리조종사 사용률이 높다.

대여업자는 일이 있을 때만 대리조종사를 채용해 임금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조종사도 일을 편하게 골라할 수 있으면서 수입도 짭짤하게 올릴 수 있어 대리조종을 선호한다.

한 대리조종사 소개소에 따르면, 하루 노임은 20~25만원선. 한 달 15~20일 일하면 정규직 한 달 급여를 확보한다. 작업여건도 정규직보다 낫다. 8시간 작업에, 건기 관리정비를 안 해도 되기 때문. 쉬고 싶은 날 쉴 수 있는 점도 선호 이유.

대리조종을 비롯해 건기조종사는 대부분 지인을 통해 소개받는다. 배차실이나 관리사를 통하기도 한다. 최근엔 인터넷 또는 모바일 구인·구직도 느는 추세. 단체나 모임의 카페·밴드 구인구직도 이뤄진다. 일부는 공공인력서비스 사업을 이용하기도 한다.

아울러 무등록 소개소를 통해서도 구인구직이 이뤄진다. 그 규모나 사업체수는 파악하기 힘들다. 직업소개소를 개업하려면 자격증이나 2년 이상의 경력을 가져야 하고 법정 사무실·인력기준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회피하는 것.

서울의 한 조종사 구직소개소에 따르면, 서울에만 대리조종사 3천여명이 활동 중이며 소개소는 10여 곳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국적으로는 1만명 쯤 되는데, 대여업을 그만둔 이들 상당수가 대리조종에 가담하고 있다.

콘크리트펌프카업계도 보조기사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펌프카를 운용하려면 조종사와 보조기사(무자격이지만 숙련)가 함께 작업을 해야 한다. 조종사가 펌프카 주 조종을 맡으면, 보조는 붐·호스로 콘크리트 타설을 분담한다. 2인 1조로 운영되는 셈. 전황배 대한펌프카협회장은 “보조기사를 하려는 젊은이가 없어 어려움이 크다”며 “최근 중국이나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나둘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차’ 영세업계 인력양성 여력없어

 
△건기조종사 구인난 원인=건기의 수급조절 실패에 따른 업계의 과잉경쟁, 그리고 이른바 ‘자차’ 조종사(겸 사업자)만 필요로 할 뿐 신규 조종사 양성에 여력이 없었던 업계의 영세성이 오랜 기간 지속되며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경기하락으로 8~90년대처럼 2~3명의 ‘부기사’를 둘 여력이 안 되기 때문. 경기도의 한 건기대여업자는 “건설사가 서툰 조종사를 원치 않는다”며 “안정·고정적 거래를 하려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나가라 한다”고 덧붙였다.

대여업자의 경우 조종사 인건비 주고나면 남는 게 없어서 그렇다. 실제, 공육굴삭기 한달 매출은 6~7백만원선. 기름값(150만), 소모품·부품비(30만원), 보험료(10만원)를 빼면 4~5백만원. 조종사 임금(350만원)을 제하면 100~150만원 남는다. 감가상각·사업비·할부금 내면 수익성 제로. 조종사 4대보험과 퇴직금까지 치면 적자다.

초보 조종사들이 일할 곳이 없는 것이다. 일이 없으니 기술과 경력을 쌓을 데가 없다. 취직이 어려워진다. 기술을 가르쳐주는 공·사설기관도 없다. 조종사 수천명을 회원으로 둔 온라인카페 ‘굴라잡이’를 보면, “초보 조종사는 갈데가 없다”, “기술 배울 곳이 없다”는 애로사항이 많다.

그러다보니 건기대여업자는 조종사 구하기가 힘들다. 김인유 건설기계산업연구원장은 “업계가 위축되면서 전문·후배 양성보다 본인 세대에서 마무리하려는 인식이 짙게 배어있다”며 “후진 양성에 관심이 없다보니 조종인력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27종 건기 중 트럭식 건기인 덤프·믹서·펌프카의 경우 1종대형 운전면허로 가능하며, 굴삭기·불도저·지게차의 경우 별도 조종면허를 가져야 한다. 소형건기의 경우, 교육이수만으로 조종면허가 나온다. 2012년 5월 천공기 면허가 신설됐다. 조종면허 시험은 매년 분기별로 접수가 가능하다. 매년 시험일자와 횟수가 변경된다.


△건기 고령화도 심각=건기대여업계의 고령화는 구인난의 또 다른 이유. 50~60대는 증가하는데, 30~40대는 줄고 있다. 조종사 연령대 통계치는 없지만, 건설기술자(건기조종사는 기능사로 분류) 통계로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30세 이하 청년층 건설기술자수는 2011년 6만939명(전체 66만2609명)으로 전체건설기술자의 9.2%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줄어, 2016년 10월에는 3만363명으로 3.9%가 됐다. 6년만에 반토막(50.2% 감소) 난 셈이다. 31~40세 건설기술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1년 26만1285명으로 전체의 39.4%를 차지했지만, 2016년 10월 20만9751명으로 27.1%에 그쳤다. 반면 50대는 증가중이다. 2011년 15.1%(9만7888명)에서 2016년 22.1%(17만827명)로 늘었다.

건기대여업계는 건기조종사의 고령화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30대의 젊은층이 주는 것은 향후 업계경쟁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 이주성 전국건설기계연합회장은 “업계와 조종인력이 젊은층으로 이동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젊은 조종사들의 업계 진입은 앞으로도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업계가 경력 조종사만을 원하기 때문. ‘기술 부족’을 문제 삼는 것인데, 건설사의 요구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해명이다.

영등포에서 건기대여사업을 하는 안모씨. 지난 여름 굴삭기 두 대를 대여키로 하고 조종사와 나눠 공사현장으로 갔는데, 몇 시간 뒤 조종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건설사 공사반장이 “일을 잘 못하니, 그만두고 돌아가라”했다는 것. 그러다보니 업계도 경력과 실력을 갖춘 이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건기대여업계는 그렇다고 초급조종사를 고용해 양성할 여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사업이 영세해 이른바 ‘자작’으로 때우기 때문. 건설협회의 ‘완성공사 원가요소별 구성비율 추이’를 보면, 건기대여업의 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공사원가를 100으로 했을 때 건기대여료 비중이 2003년 2.36%에서 2011년 1.99%로 떨어졌다. 대여업자 1인당 평균 소유건기도 1.33대. 규모의 영세성을 엿볼 수 있다. 업계의 이런 수익성 악화는 가장 먼저 인력(지출) 최소화로 나타났다. 

 
지속가능성 흐릿, 정부지원 절실

 
△구인구직난 해결책은?=먼저, 건기조종사 경력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택시나 버스 조종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정부와 업계 관리를 받는다. 신규채용과 퇴직시 국토부(교통안전공단 위탁)에 신고토록 했다. 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 종사자의 입·퇴사와 이직정보, 사고현황, 교육이수, 그리고 법위반 사항을 기록한다. 서울시에선 종사자 실명제를 실시한다. 운행 전 카드결제기에 운전자격번호를 입력, 검증(서울택시정보시스템)될 경우에만 운행이 가능하다.

그에 비하면 건기조종사 관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건기관리법 제30조의2에 따라, 개인택시 면허를 받을 때 건기조종사 근무기간만 산정하는 게 전부. 교통안전공단이 위탁 운영하는데, 의무도 아니고 신청자에 한해서 이뤄진다. 2014년 12월까지 덤프트럭 조종사 3522명, 믹서트럭 4641명, 펌프카 191명, 천공기 1명 등 총 8387명이 활용했다.

정부의 인력양성사업 지원도 절실하다. 업계와 학교가 손잡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도 눈여겨 볼만하다. 학생에겐 교육훈련시간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고, 학교·기업에겐 운영비·훈련비 일부를 지원하는 걸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가 기간·전략산업 훈련직종에서 건기산업이 제외된 것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관련 직종으로 분류되면 교육비·취업활동비 등을 지원받는데, 건기조종의 경우 2013년 제외된 상태다.

업계의 노력도 절실하다. 대한펌프카협회는 2013년 10월 경기과학기술대와 조종인력 양성사업을 펼쳤다. 23명의 교육생(1종대형 면허 소지자)이 4주 120시간, 작동원리 등 이론과 조종실습 교육을 받았다. 건기는 제조사들이 지원했고, 교육비는 무료였다. 수료생 전원 펌프카대여업체에 취업했다.

전국천공항타항발기협의회(회장 최홍관)는 2013년 12월 수원구치소에서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통해 출소 2개월을 앞둔 수감자에게 건기대여업을 소개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출소 앞둔 이들에게 고용 기회를 주고 부족한 업계 구인난을 해소할 좋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포건기연합회도 조종사 양성에 힘을 쏟은 바 있다. 건기 조종사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카페 ‘굴라잡이’와 연계해 초보 조종사에게 교육 장비·공간을 제공했던 것.

대한건설기계협회(회장 전기호)도 지난 7일 업계 구인난 해소를 목표로 ‘구인·구직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결과는 고용노동부에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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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0 [13:49]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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