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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평화협정 뒤 경협활성화 고대
[기획] 남북경협 건기산업 돌파구 될까? 평화기운 무르익고 있어 기대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8/06/15 [17:40]
도로·항만 등 SOC건설 수요 기대감
협력 본궤도 오르면 연20조대 투자
조종기능인력 양성방안 제안도 나와

 
남북경협 기대가 커가고 있다. 남북에 이은 북미 정상 교류로 북한의 개혁개방과 한반도 평화기운이 무르익고 있기에 그렇다. 이에 건설산업, 특히 건기업계의 기대도 무르익고 있다. 국토개발이 마무리되며 남아도는 유휴건기 등을 북한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고대하고 있기 때문. 본지가 그 가능성을 들춰봤다.
 
△북한의 건기산업 현황=북한에서는 굴삭기 등 건기가 귀하다. 생산이 여의치 않은 데다 제한적으로 수입하고 있기 때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에 따르면, 북한은 대부분의 건기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자료에는 건기만의 수출입 통계가 아닌 일부 기계류가 포함된 HS코드(수출입코드) 84(건기가 속한 코드)로 통계가 잡혀 있다.

2015년 2억6339만달러 건기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에서 2억5200만달러(95.6%)를 수입했다. 건기를 비롯한 기계류는 북한의 전체 수입액 35억6000만달러 가운데 7.5%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2억8291만달러로 7.4% 증가했다. 코트라는 북한의 건설프로젝트에 따라 건기 수입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건기생산을 안하는 건 아니다. 용성기계연합기업소·낙원기계연합기업소·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북중기계연합기업소·평양건설기계공장 등이 굴삭기·불도저·기중기 등 건기를 생산했다. 유압식이 아닌 기계 및 전기식이며, 모두 1960년대 구소련 기술로 생산된 설비라 현시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평북 신의주시 낙원동에 있는 낙원기계연합기업소(1945년 작은 농기계 수리공장에서 출발)가 1989년에 유압식 굴삭기를 만들었는데 시운 중 유압유가 많이 새 실패했다. 유압기술이 떨어졌기 때문. 이 공장은 1958년에 처음으로 ‘천리마’ 굴삭기를 제작했고, 1963년 ‘장백호’ 굴삭기 출시했다.

김정은 위원장 시대 들어 유압식 건기 기술개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지난해 11월 2일자 신문에는 ‘우리식 콩크리트혼합물압송뽐프 개발’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2017년 5월 ‘기공구, 마감건재품 및 과학기술성과전시회’에서 한 김 위원장의 격려에 힘입어 낙원기계연합기업소가 ‘콩크리트혼합물압송뽐프’를 개발했다는 것.

개발된 ‘콩크리트혼합물압송뽐프’(펌프카)는 무게가 6t이고 최대 수직높이 350m까지 콘크리트혼합물을 압송할 수 있다. 초고층 건물과 다리·도로 건설에 이용범위가 넓고 공사의 연속성과 속도를 보장할 수 있는 이용가치가 큰 건설설비라고 노동신문은 소개했다.

 
△북한의 건설산업=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북한 도로의 총 연장은 남한의 25% 수준. 2014년 기준 남한 도로 총 연장은 10만5673㎞. 그럼 북한은 4분의1 수준인 2만6164㎞다. 고속도로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남측 고속도로 총 길이는 4139㎞이지만, 북측은 729㎞다. 17% 수준.

도로의 품질도 문제다. 건산연에 따르면, 북한의 도로는 고속도로와 1∼6급 도로로 분류하는데, 2급 이하 도로는 폭이 좁아 차량 2대가 교행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로 대부분이 비포장이다. 고속도로는 포장돼 있지만, 간선도로로 분류하는 1ㆍ2급 도로는 총 6608㎞ 중 1204㎞만 아스팔트가 깔려 있어, 포장률이 18.2%에 불과하다.
▲ 북한에서 귀한 건기. 기술부족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북한의 수해복구작업 모습. 남한과 달리 대부분 인력     ©건설기계신문

도로 외 SOC도 열악한 사정. 북한의 33개 공항 중 이용 가능한 것은 10여개에 불과하며, 국제선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평양 순안공항이 거의 유일하다. 항만 활용도 빈약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북한 8대 무역항(청진ㆍ흥남ㆍ라진ㆍ원산ㆍ남포ㆍ해주ㆍ송림ㆍ선봉)에서는 총 4156만톤의 물류를 하역할 수 있다.
 
러·중 낡은 北건기, 수요 감당못해
 
주택 보급률도 떨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50~60% 수준. 380만개 주택이 있다. 남한의 보급률(103%)이나 주택수(1897만개)에 크게 뒤진다. 2008년 조사된 북한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북한 전체 가구의 81.9%가 방 2개 미만 주택에 살고 있다. 30년 이상된 주택이 67~72%로 추정되며, 50년 이상된 주택도 23~26% 정도로 보고 있다.

분야별 북한 건설산업을(한국콘크리트학회 자료 토대) 살펴보면, △도로의 경우 노선의 단절·협소 및 10%미만 포장률 △비효율적 철도망과 전력난·운행중단·노후화 △공항 시설 노후화와 유지관리 불량 △해운산업의 부실 △댐의 안전성 및 하천시설의 노후화 △낡은 건설공업과 주택 △상하수도 투자미비와 관로 노후 및 정화시설 미비 등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해 5월 36년 만에 열린 북한노동당 7차 대회에서 향후 5년 북한경제발전 로드맵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하고 북한 경제의 장기적 과제를 제시했다. 핵심은 독립적 전력 공급. 여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

북한의 낙후된 SOC는 남한의 유휴(노후) 건기(건설산업)를 활용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 활성화에 눈길에 쏠리는 이유다. SOC투자 규모가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정하는 통일비 가운데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액은 대체로 연간 20조원이 넘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6년부터 2060년까지 연평균 통일비용은 231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 가운데 SOC 투자액 비중은 11.4% 수준. 연 26조5000억원 정도.

김유찬 홍익대 교수가 2010년 발표한 ‘통일비용 및 재원조달 방안에 관한 연구’에서도 향후 20년간 연평균 112조6000억원의 통일비용이 발생하는데, SOC 투자(21%)는 연 24조원 수준. 통일연구원(전체 통일비용에서 SOC 투자액이 35%)도 통일비용 831조원 중 SOC지출액 289조원(향후 30년)으로 추정했다.

연구별로 통일비용과 SOC 투자액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연 20조원 이상규모의 SOC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남한 한해 SOC 전체 투자 규모와 맞먹는 수치다. 지난해 정부 SOC투자액은 22조1000억원이었고 올해 SOC 예산은 19조원정도다.
 
“南유휴·중고 건기, 남북경협 기여”
 
△남북경협, 남측 건기업에 어떤 변화?=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은 북한 건설개발의 남북협력 기대감을 키우고 있고, 고스란히 건기업계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 인프라 개발의 수혜를 국내 건설업계가 받을 것으로 보이며, 그 일차적 업무인 대부분의 토목공사를 건기업계가 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기제조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는 남북경협 추진 경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간 기업 간 거래가 자유롭지 못한 북한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다양한 사업 방식을 검토하며 남북경협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시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업의 경우, 현지 굴삭기 수요 및 영업망 조사 등 보통 새로운 국가 시장개척에 앞서 진행했던 분석 보다 어떤 방식으로 사업 거래가 이뤄질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기계 한 관계자는 “북한사업의 경우 통상적 해외사업과 다를 것”이라며 “북한 정부와 직접적으로 거래하기는 어려울 듯해 국내 건설사, 정부 기관 및 공공 단체 또는 북한 측 기관 등 다양한 방식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이 건기의 직접적 판매로 이어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굴삭기 등 주요 건기들이 군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돼 있어 북한에 직접 판매나 공급하는 건 현재로선 불가능하기 때문.

향후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전략자산의 대북 수출이 쉽지 않긴 마찬가지. 건기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무기 부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건기의 직접 판매ㆍ공급은 남북관계가 상당히 진전하더라도 경협 메뉴에 오르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잠재가치가 3700조원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사업도 국내 건기업계에는 긍정적 요소. 광업에 대형 건기들이 대거 투입되기 때문이다.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가치는 3조9000억달러(약 4170조원)로 추정된다. 남한 잔존광물자원의 15배에 달하는 규모. 북에는 728개 광산(금속광 260개, 비금속광 227개, 석탄광 241개)에서 42개 광종이 채굴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광석·무연탄·마그네사이트·흑연과 동·아연 등 경제성이 있는 광물만도 20여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건기대여업도 남북경협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건기 제조판매업과 마찬가지로 건설붐에 참여해 건기대여업계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2015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기 과잉공급의 해법을 북한에서 찾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기 수급조절과 같은 인위적 규제만으로 건기대여시장의 중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휴·중고건기를 해소할 보다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 실행해야 하는데 그 일환으로 남북경협을 검토하자는 것이었다.
 
건기활용 통일비용 절감효과 클듯
 
보고서는 “남북 협력사업 중 하나로 국내 건기를 북한에 지원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통일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건기대여업계의 중장기적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북한의 건기시장 규모를 한국의 10% 정도로 추정했다. 건기 노후화에 조종인력 부족을 감안할 때 남북교류의 성공방인 될 것이라 전망했다.

업계는 ‘남북건설기계훈련센터(가칭)’ 설립도 기대한다. 합작 방식으로 설립하고 북한개발 때 건기 활용법을 교육시키자는 취지. 향후 개성공업지구 확대와 북한 내 신규 경제특구ㆍ산업단지 개발 등의 건설수요 발생 때 저임금의 북한 건설기능인력과 국내 건기를 투입해 상호 윈윈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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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5 [17:40]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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