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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고 AS늘리며, 권리구제 확대해야”
[기획] 느는 건기결함, 소비자권리는? 소통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8/09/24 [23:58]
볼보굴삭기 EGR불량 집단대응 양상
만·벤츠 등 수입트럭 불만 법적쟁송
 
굴삭기·덤프 등 건기결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친환경 배출가스 관련 시비부터 조향·제동·변속 장치 및 에어백 불만이 커가고 있다. 리콜 대상인지, 제조물 결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구매자 집단인 건기대여단체가 전국화해 사례가 하나 둘 쌓이며 나타난 현상이다. 논란의 핵심과 해결방안을 본지가 취재했다.

 
△볼보 굴삭기 결함논란과 집단 대응=볼보건설기계코리아(이하 볼보)를 상대로 소비자의 집단 대응이 예상된다.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고장 불만이다. 국내 최대 건기 소비자 단체인 전국건설기계연합회(회장 이주성, 이하 전건연)가 한남동 본사 앞 집회를 고심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관련 불만 69건을 취합해 한국교통공단에 건기 결함신고(리콜)를 했다.

불만의 시작은 일부 볼보 굴삭기에서 작업중 EGR쿨러 경고등이 들어오고 이후 엔진출력 저하가 이뤄지고부터다. EGR시스템은 배기가스 절감 기술 중 하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려고 배기가스를 재연소(순환)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EGR시스템이 연료의 안정적 연소를 방해해 출력 저하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집단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건 제조사와 협의가 무산되면서다. 전건연에 따르면, 지난 4월 처음으로 문제를 파악했고 5월말 볼보에 공문을 보냈다. 답을 받지 못한 전건연은 6월 중순 재차 공문을 보냈다. 일주일 뒤 볼보 본사에서 A/S총괄본부 관계자와 마주앉았다. 지난달 13일까지 두 번 만났다.

두 번의 만남에서 전건연은 자체 마련 개선안을 볼보에 제안했다. EGR관련 A/S기간을 폐차 때까지 확대하고 고장굴삭기 중고가 하락 지원책을 마련하라는 것. 그밖에 △특별(야간) A/S팀 가동 △사전관리 교육자료 마련·배포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볼보는 나름의 방안을 강구, 실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EGR장치 A/S기간을 3년6천km(지난해, 여기까진 무상, 선도래 기준)를 거쳐 1만 작업시간(여기까진 40만원만 부담, 선도래 아님)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EGR수리 부품도 최우선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볼보 관계자는 “초기 부품 확보가 어려워 수리가 지체됐는데, 이제 수리지체는 없다”고 말했다.

볼보측은 EGR 출력저하의 기술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 업데이트로 출력저하를 방지토록 했다는 것. 1500Rpm 이하 작업의 경우 EGR시스템을 거치지 않도록 했고, 경고 뒤 20시간 이내에 A/S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볼보측은 설명했다. 또 계속 모니터링해 개선책을 찾겠다고도 다짐했다.

 
▲ 볼보는 지난 2015년 4월 건기 배기가스 최고 규제 기준인 Tier4f 굴삭기를 경쟁사 보다 앞서 국내에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이와 관련된 부품 고장이 여러 건기 소비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 건설기계신문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전건연 관계자는 “같은 고장으로 2~3차례 수리 받았는데 A/S기간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이후 유상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불량 제품을 팔고 피해를 몰라라하고 책임까지 떠넘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EGR문제로 중고값이 1500~2000만원 떨어지는 손해를 보고 있다”며 “보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볼보는 공표한 서비스 정책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전자메일을 지난 3일 전건연에 보내왔다. “기존 답변으로 갈음한다”는 내용의 메일. 앞선 볼보측 개선책과 동일하다.

이에 전건연은 어떻게 할지 고심하고 있다. 한남동 본사 앞 집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달 중순께 구상했지만, 잠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이주성 회장은 “피해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돼 취합중”이라며 “적적할 시기와 방법 등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결함 닮은 건기 EGR불량 논란

 
△수입 덤프트럭과 집단 소송=만트럭 덤프 소비자 70여명은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상대로 지난달 23일 수원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안전관련 여러 하자가 있으며, 여러 차례 수리와 부품교환을 했지만 같은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제조사측이 결함 등을 인정하지 않고 하자수리기간이 길어 영업을 못해 금전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각 500만원 배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먼저 핸들을 틀어도 의도대로 트럭이 진행하지 않는다고 조향장치 불량을 꼽았다. 이어 풋브레이크(브레이크 페달)와 함께 트럭의 제동을 담당하는 워터리타더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일로 작동하던 방식에서 냉각수로 바뀌고 엔진에 녹이 생기고 녹가루가 떨어져나와 어려 부품이 고장 났다는 것. 2016년 7월 만트럭을 구매·운행중인 A씨는 “올 엔진 교환·수리를 받다 엔진내 녹 발생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온라인 차주게시판에 동일한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변속기어가 주행에서 중립(N) 모드로 갑자기 바뀌거나, 지속적인 진동과 충돌로 냉각수 호스에 구멍이 생긴다는 내용도 소장에 적시했다.

이같은 소비자 불만에 만트럭코리아 관계자는 “국토부 교통안전공단이 이 사안을 조사 중이고, 회사도 외부기관에 맡겨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26일 만트럭 관련 결함여부를 조사중에 있으며 11월까지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벤츠트럭 소비자들도 지난 6월 조향 불량과 냉각수 오염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동일한 결함(불량)을 확인한 48명은 변속·제동·워터리타더(water retarder) 장치와 에어백 문제(미작동) 등 총 17가지 결함을 들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피고는 독일 다임러AG 본사와 다임러트럭코리아다.

이들은 소장에서 “벤츠 트럭에 안전관련 여러 하자가 있으며, 수차례 수리와 부품 교환을 했음에도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하자 수리기간이 길어 영업상 손해를 입었으며 운전 때마다 불안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다임러트럭코리아측은 “일부 고객이 제기한 불만 사항이며, 안전 규정에 위배되는 차량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한 “부품 보증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가격은 올리고, AS기간은 그대로”

 
△제조사와 소비자간 소통=건기 관련 작동불량이 늘고 소비자의 집단 대응이 잇따르면서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첫 걸음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소통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조사들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성진 전건연 현장팀장은 “B사에 굴삭기 고장 문제로 수 차례 만남을 요구했지만 오랜 기간 답이 없었다”며 “결국 국회의원을 통해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B사에 연락해 만남을 주선했던 것.

제조사가 다 그런 건 아니다. D사 같은 경우 최근 소형굴삭기 궤도 링크 불량 지적(소비자)과 면담요청이 들어오자 곧 국내사업총괄 상무와 부장이 전건연 사무실로 찾아와 얘기를 듣고 갔다고 전했다. 또한 ‘A/S기간 확대’는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수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조업계에서도 B사가 국내 소비자들에 무관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 건기시장 보다 수출에 사업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B사는 “타사 데이터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정확히 비교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희 회사는 세계 어디서나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제품개발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며 고객께서 불편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더욱 세심하게 신경쓰고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B사는 한국 건기전시회(건산협 주최) 불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외 유명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과 대조적. B사는 “그룹차원의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나 업계의 시선은 좀 다르다. 이병기 한국건기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을 여타 시장의 고객과 다르게 보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여전히 바뀌지 않는 건기 A/S기간=건기 A/S기간 연장 요구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 법규상 A/S기간은 ‘1년 2천시간’(건기관리법 시행규칙 55조). 이 정도로는 소비자권리를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대여업계는 기간을 대폭 확대해 제조·판매사들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건연은 국토부와 민관협의체(TF)에서 건기 A/S기간 확대 논의를 해왔다. A/S기간을 ‘2년 4천시간 이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주성 회장은 “1억원이나 되는 건기 A/S기간이 1년에 불과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량제품 피해(값비싼 부품과 수리비)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꼴”이라고 언급했다.

건기 소비자들은 자동차와 형평성 논리도 동원한다. 자동차 A/S기간이 ‘2년에 4만킬로미터’라는 것. 더구나 엔진 등 주요장치는 3년. 게다가 가격인상은 잘 하면서 A/S기간은 그대로 두는 게 구시대적이란 주장도 나온다. 실제, 신품 가격은 20년 전과 비교해 2배 인상됐다. 연평균 4.6% 오른 셈. 하지만 건기A/S기간은 94년(6개월에 1천 시간)에 한 차례 확대(1년 2천시간)된 이후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대해 건기 제조업계는 자동차와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준권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회장 손동연, 건산협) 본부장은 “자동차는 도로주행 수단이고, 건기는 굴삭 등 건설작업을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며 “작업 환경이나 작업 용도 그리고 부착 장치 등이 다르기에 자동차와 A/S기간을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농기계도 건기와 같이 1년 2천시간이다.

A/S기간 확대는 건기 제조·판매업계 부담을 가중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건기A/S 비용은 판매가격의 약 2~4%수준(완성건기 기준). 지난해 내수 건기판매액(덤프·믹서 트럭 등은 제외)이 2조1천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400억원이 A/S비용인 셈. A/S기간을 두배로 연장하면 비용도 그와 비슷하게 투입돼야 한다.

A/S기간을 업체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법적기준은 최저 기준으로 두고 업체자율에 맡기자는 것. 해외 A/S기간을 보면, 미국의 캐터필러(Caterpillar)와 테렉스(Terex)는 1년, 일본의 코마츠(Komatsu) 1년, 얀마(Yanmar)는 1년 및 1천시간, 영국의 제이씨비(JCB)는 1년을 두고 있다. 업체별 자율운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기술력이 달라 단순 비교는 쉽지 않다.

 
“징벌배상 강화, 집단소송제 도입을”

 
△건기 소비자 보호장치 강화 필요성=건기 결함에 대한 소비자 보호장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징벌적배상제 강화와 소비자집단소송제 도입.

징벌적배상제란 가해자의 행위가 고의적·악의적·반사회적 의도일 경우 피해자에게 입증된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의 배상을 하도록 한 제도. 2015년 배출가스 조작으로 ‘디젤게이트’를 일으킨 폭스바겐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소비자 1인당 최대 1만 달러(약 1천200만원)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에겐 100만원 상당 쿠폰에 그쳤다.

이에 국내에도 관련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강서갑)이 지난 28일 ‘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배상책임 범위를 10배(현재 3배)로 확대하고, 손해 범위를 ‘생명 또는 신체’에서 ‘생명·신체 또는 재산’으로 확대했다. 소비자의 손해 발생 입증책임 또한 완화했다.

소비자집단소송제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기업 잘못으로 여러 피해자가 나올 경우, 일부 피해자가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시행 중이고, 한국은 2005년 소액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 증권분야에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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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4 [23:58]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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