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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괜찮은 정비업, 기술발전에 새희망"
[르포] 건설기계 정비기능경기대회 , 20일 구미대 5개종목 46명 참여
 
유영훈 기자   기사입력  2018/11/09 [13:12]
주최측과 참여자 모두 열띤 진행
청년들 “전망좋다” 교육참여 늘어

 
시월 20일 이른 아침 구미역. 토요일인데도 예상밖에 인파로 붐빈다. 구미대로 가는 버스를 타려는 이들. 둘러보니 대부분 청년이다. ‘대회가 성황이려나’ 혼잣말을 하며 올려다 본 하늘이 파랗다. 아래론 황금빛 들녘이 반짝인다. 남녘 가을이 새삼스럽다. 20여분 쯤 달렸을까. 목적지 안내 목소리에 승객들이 일제히 일어선다. 건기정비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해온 구미대 특수건설기계과 학생들이다. 그네들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 그들은 어떻게 느낄까? 왁자지껄한 소란만이 긴장감을 전한다.

행사장에 들어서니 지게차, 굴삭기, 덤프트럭, 기중기가 한 가득. 2년 전보다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열기도 배가됐나. 참가 선수와 심사위원, 그리고 학생들이 어우려져 시끌벅쩍. 천막과 그 아래 간이 의자에는 출전선수 가족이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행사 본부 앞으로 가니 김창웅 정비협회장이 반갑게 맞는다. 얼굴이 환하다. 다섯 번째 열리는 정비대회가 규모나 질적으로 성장해 그럴까. 굴삭기·기중기·지게차·트럭·용접 5개 종목에 예선을 거친 46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각 종목 1위자는 국토장관상을 받는다.

대회장을 가득 메운 건기는 건기제조업체와 회원사의 협찬. 두산산업차량과 ㈜대산공사, 그리고 만트럭 김포서비스센터 등이 신형 지게차와 트럭 등을 전시했다. 이외 각 기종별 정비협의회가 정비 건기와 부품 등을 협찬했다.

정비공구업체들도 홍보차 천막을 두르고 제품을 전시했다. ㈜유로TM오토파트와 ㈜트로피아중기, 그리고 대덕머시너리가 트럭 정비공구를, BKT와 미주통상이 굴삭기와 지게차 정비부품 등을 진열해놓고 있었다.

건기정비 관련 세미나도 보강됐다. 신영철 구미대 교수가 ‘선진정비환경 변화에 대한 고찰’, 이재실 한경대 교수가 ‘4차 산업시대 최적화된 인적자원 개발’, 최병식 트럭정비연구소장이 ‘아우토 매카트로니카’를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김 회장에게 대회 개최 소감을 물었다. “앞으로 건기정비는 전자제어와 컴퓨터로 이뤄지게 됩니다. 진단과 점검 그리고 정비까지도 디지털기술로 가능해지죠.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입니다.” 또 “하이브리드와 수소 등 친환경·고연비 건기가 곧 활용될 것”이라며 “정비도 이에 발맞춰 가야 한다”고 했다.

행사 본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명찰을 찾고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다. 선수로 참가한 김수로(23)씨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20대 중반에 큰 덩치. 고령화와 인력난에 힘겨워하는 건기정비업계에서 기자의 눈에 띈 청년. 궁금한 것이 많았다.

사실 건기정비업계는 청년들의 회피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첫째. 3D업종으로 보는데다, 처우가 여의치 않아 기술을 배우려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는 것. ‘4년 이내’ 경력자가 전체 정비인의 10%에 불과한 것도 그 증거. ‘15년 이상’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또 하나는 저임금. 2~3천만원 임금이 40%다.

김수로씨는 이런 업계의 비관적 전망을 뒤엎는 말을 쏟아냈다. 1년 전 건기정비 자격증을 따 지게차정비사에서 근무중이란다. 그는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제 또래들이 쉬운 일만 해서 이런 일을 기피하는 것 같아요. 전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돈을 벌고 성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10년 정도 일해서 제 사업장을 꾸리는 게 목표죠.” 회사 처우가 어떠냐는 질문에 “매우 좋다”고 했다.

김씨는 이동정비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진한다고 했다. 멀게는 2~3시간을 운전하고 출동한단다. “이동정비는 한계가 많습니다. 시간과 장소 제약뿐 아니라 장비나 공구도 미약하죠. 입고정비를 하면 정확한 진단, 올바른 정비가 이뤄질 수 있을텐데. 건기 수명을 늘리고 사업성을 높이니까요.”

 
“열심히 하면 얼마든 성공할 수...”

 
갑자기 대회장이 소란스럽다. 11시에 학교 강당에서 개회식이 열린다며 선수와 심사위원 그리고 구미대 학생들 모두 강당으로 모이라는 안내 방송이 울려퍼진다. 400여명의 인원이 강당에 모였다. 가운데 주황색으로 깔맞춤한 선수단, 좌우로 업계 관계자들과 가족, 그리고 학생들이 앉았다.

김창웅 회장의 인사말 뒤 박병석 과장의 축사가 이어진다. “대회는 젊은 청소년에게 꿈과 도전을 주는 한편, 나라 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뿐 아니라, 일자리창출에도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비대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건기정비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순귀 이사장은 “첨단 융합·지능형 건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정비기술인도 기술력을 보유해야 발전할 수 있다”며 “정비대회가 이런 기술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응원한다”고 축하했다.

감사패 시상과 선수·심사단 선언 등이 이어졌다. 그리고 점심시간. 정비협에서 대회 참가자 모두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음식을 미리 준비한 지회는 음식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기도 했다.
 
기자도 숟가락을 들며 살피니 부부 한쌍이 옆에서 식사 중이다. 방현복 우원중공업 대표이사(충북 청주에서 사업) 내외. 대회에는 처음이라고 했다. 종업원이 선수로 참가해 응원하려고 왔단다. 그는 직원에게 대회 참여를 권유했다고 한다. “참가 선수만 데려왔는데, 이렇게 규모가 크고 웅장할 줄 알았으면 직원 모두 데리고 올 걸 그랬다”며 “정비 기술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의 말처럼 건기정비 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일부 공업고나 대학 자동차학과가 전부. 대학에서는 구미대 특수건기과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그러니 건기정비기술을 배우려면 정비업체에 취업해야 한다. 정비협에 따르면, 50%가 정비업체에서 기술을 익힌다고. 16%만 직업훈련원이나 학원에서 배운다.

그래서 건기정비업계는 최근 건기정비기술 교육현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정부 지원 교육훈련센터 설립이 바로 그 것. 정비협은 이를 위해 기종별 기술연구소를 먼저 설립했다. 트럭(덤프·믹서·펌프 등)과 기중기 그리고 지게차 연구소가 설립됐고 올해 안에 굴삭기 연구소도 설립된다. 사업자 경영관리 교육도 겸한다.

정비협은 내년 고용노동부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사업(챔프, 직업훈련과 전문인력 육성)으로 교육훈련센터를 신청할 계획이다. 선정될 경우 연간 15억원, 6년간 90억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방 대표 부인에게도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남편의 사업을 35년간 도운 그녀는 “모든 힘든 일들을 다 버티면서 한 눈 팔지 않고 건기정비업만 꾸준히 정진한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평가하고는, “안 좋은 점만 부각돼 속상하다”며 “일반인들이 몰라서들 그러는 데 건기정비업은 괜찮은 사업이며 장점을 많이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 말했다.

오후 1시. 다시 경기가 재개된다. 바빠진 선수들의 손만큼이나 심사위원들의 눈길에도 빈곳이 없다. 각 종목마다 심사위원장 1인과 위원 3명이 선수들의 정비를 매섭게 지켜보고 있다. 내부 위원 2인과 외부 위원 2인으로 구성했다.

 
정비협, 교육훈련센터 꿈 키워

 
굴삭기 부문에서는 김산 금산기계 대표가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유압장치 분해정비와 성능점검을 주로 심사한다. 지게차(위원장 정지희 미래중기 대표)는 주행장치 분해정비와 전자제어엔진 성능점검을, 트럭(위원장 최병식 만트럭 김포서비스센터)은 스캐너(전자제어 진단시스템) 활용을 통한 고장진단을, 기중기(위원장 차병일 대일천공 대표)는 유압장치 분해정비와 성능점검을, 용접(위원장 정진수 영서공업사 대표)은 아래·수평·수직·위보기 4자세 전기용접을 채점한다.

정지희 지게차 심사위원장은 △작업을 제대로 하는지 △부품의 상태 파악을 제대로 하는지 △공구를 잘 쓰는지 △안전하게 작업을 하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심사기준을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정비대회 의미를 남다르게 해석했다. 많은 건기대수 만큼 정비업계 종사자도 늘 것이라며 정비대회로 그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자동차정비산업도 대수가 증가하면서 지금처럼 커졌다”고 덧붙였다.

일감부족에 따른 시장축소 염려를 일축한 것. 정비업계는 3년전 일감부족과 수익감소로 시장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원인은 짧아진 건기사용 연한. 또 하나 이유는 제조판매사들이 직영점·대리점에만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 이제 일반 정비업계는 부품판매 마진을 챙길 수 없다.

건기정비업계는 그렇게 희망을 쌓고 있다. 기자와 대화를 나눈 이들이 하나같이 밝은 미래를 얘기 했다. 젊은 정비사는 “미래가 있다”고 했고, 사업주는 “괜찮은 사업”이라고 한다. 정비사업자 연합인 정비협회 임원은 “신기술로 미래를 대비하자”고 한다.

2011년 경기 평택 볼보건기교육센터에서 첫 대회를 치르고 7년간 다섯차례 계속된 정비대회에서 느낀 변화된 업계 분위기다. 불과 3년 전 어두운 업계의 미래를 점쳤던 것과 사뭇 다르다.

학생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정비대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건기정비업계에 대한 평가도 지난날과 다르다. 구미대 특수건기과 정진호 1학년 학생은 인문계 고등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됐다고 했다. “기술부사관 진출도 가능하고 또 취업도 잘 되는 학과”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기술부사관 진출을 꿈꾸고 있다. 정비대회를 통해 정비업계도 알게 됐다고.

남석균 학생은 건기정비업 진출을 목표로 특수건기과에 입학한 학생. 부친이 건기대여업을 했기에 건기에 친숙하다는 그는 “건기정비는 고급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공부해 폼나는 건기정비인이 되겠다”는 당찬 목표를 내비쳤다.

 
“앞으로 폼나는 건기정비인 될게요”

 
정순흥 학생은 부사관인 아버지 추천으로 입학한 학생. 그 역시 부사관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사회 취업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키우고 있다. 이번 정비대회를 보고서. “건기를 보고 놀랐습니다. 건기를 정비하는 모습도 멋있고요. 사회취업도 고민해 보려 합니다.”

건기정비대회가 2014년부터 구미대에서 열리면서, 이 대학 학생 중 정비업 진출 희망자가 늘고 있다. 2015년초(12학번) 졸업생 103묭 중 정비업 취업자가 13명이나 된다. 직전 해 2명(102명중)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올해에도 25명 정도를 전망하고 있다. 김기홍 구미대 교무처장은 “최근 관심갖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며 “정비대회 효과”라고 말했다.

대회장 구석진 곳. 한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대기업 보험사 갑질 문화 근절 대책 서명 캠페인’이라 적혀있다. 그 앞 송백근 사장. “건기(정비)를 모르는 대기업 보험사 직원(손해사정)이 건기정비비를 후려쳐 낮추며 정비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에 울화가 치밀어 여러 건기정비인들과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기경진대회 결과는 내년 3월 정비협 총회 때 발표하고 우승자에게 국토부 장관상을 준다. 2년마다 한 번 열리는 대회 우승자들은 앞으로 “내가 00년 우승자야”라며 업계에서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더 좋은 정비를 위해 남보다 더 앞선 기술을 익히고 좋은 정비서비스를 하려고 경쟁할 것이다. 대회는 그렇게 정비업계에 소중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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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9 [13:12]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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